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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레이저로 탄도미사일 한방에 제압 “첨단기술이 무기 패러다임 바꾼다”

입력 2021-11-26 03:00업데이트 2021-11-2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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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육군, 차세대 방산기술에 주목
제너럴 아토믹스 전자기 시스템(GA-EMS)과 보잉이 함께 개발한 300kW 고성능 레이저 무기 상상도. 보잉 제공
미국 방산업체인 보잉과 ‘제너럴 아토믹스 전자기 시스템(GA-EMS)’은 지난달 29일 미 육군과 300kW급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공개했다. 현재 미 해군이 함정에 장착해 쓰는 레이저 무기 출력인 150kW의 두 배에 달하는 성능으로, 아군에 달려드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격추하거나 망가뜨릴 수 있는 수준이다.

첨단 과학기술은 고가의 무기뿐 아니라 병사들의 전투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정보전을 위해 증강현실(AR)과 현실세계를 가상에 옮기는 ‘디지털 트윈’이 전장에 도입되고 있다. 미 육군은 올해 4월 마이크로소프트와 AR 고글 ‘홀로렌즈2’ 12만 대를 구매하는 최대 219억 달러(약 25조9834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미 육군은 훈련 시 가상의 적을 등장시키거나 전투 중 피아 식별 표지가 가능한 홀로렌즈를 2016년부터 도입했다. 병사들에게 전장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고, 얻은 정보를 클라우드에 모아 전장을 분석하는 ‘비주얼 증강 시스템(IVAS)’도 개발하고 있다.

이달 23, 24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존슨강당에서 열린 ‘코리아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에 참여한 군과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외 첨단 무기기술 개발 사례를 소개하며 “과학기술이 육군을 비롯한 군 무기체계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전 게임체인저 ‘레이저’ 개발 가속화


2019년부터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미 국방부가 과학자들이 개발한 첨단 군사 기술을 자유롭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했다. 박상근 육군교육사령부 사령관은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미래전 양상도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6위로 평가되나 국방 과학기술은 9위에 머문다”며 “막강한 과학기술력을 갖추는 것이 안보와 평화를 지키는 튼튼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레이저 무기다. 육군의 지상전력 비대칭 우위 달성을 위한 ‘10대 게임체인저’ 기술에도 포함돼 있다. 레이저 무기는 빛의 특성을 이용해 높은 정확도와 광속 발사가 가능하다. 레이저를 만들 전력만 충분하면 대량 사격과 다수 표적에 동시 대응할 수 있고 발사와 유지 비용도 다른 무기보다 싸다.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2030년에는 1MW(메가와트)급 출력의 레이저 무기가 개발되며 탄도미사일 요격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레이저 무기의 적용 범위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미 육군의 장갑차 ‘스트라이커’에도 레이저 대공 장비가 도입됐다. 미 육군은 이달 19일 항공우주기업 ‘코드 테크놀로지스’에 스트라이커에 장착할 50kW급 방공 레이저 프로토타입 8기 개발을 요청했다. 최근에는 레이저 무기 방어체계, 위성 파괴와 우주쓰레기 제거 기술, 양자 라이다와 우주 레이저 통신 등이 연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2030년까지 차량 탑재형 레이저 대공 무기를 개발하고 이후 항공기 탑재 레이저 무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영민 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소형무인기 대응을 위한 ‘블록 1 레이저 대공무기’는 2025년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며 “출력이 더 높은 중거리용 블록 2 레이저가 2030년까지 개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강현실과 디지털 트윈, 스텔스 등 기술도 진일보


AR와 디지털 트윈을 혼합한 메타버스는 미군의 사례처럼 가상훈련과 전투 의사 결정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 우운택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가상현실을 군사 용도로 활용하면 저비용 고효율로 관제나 의사 결정, 훈련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실시간 초고속망, 시뮬레이션 엔진 등이 추가되고 가상 군인이나 체험을 현실로 가져오기 위한 웨어러블 형태의 플랫폼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투기에 주로 쓰이던 스텔스 기술도 다양한 무기체계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적의 레이더가 쏘는 전자파를 피하는 동시에 병사에게서 나오는 적외선을 차단하는 ‘스텔스 메타물질’ 개발도 활발하다. 메타물질은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만들기 위해 설계된 물질이다. 조형희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레이더 전자파를 90% 이상 흡수하고 적외선 신호를 95% 이상 줄이는 스텔스 메타물질을 개발했다”며 “이를 업그레이드해 군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도 주목받고 있다. 도응주 교육사 전투발전2차장은 “한반도 지형은 산에 의해 분산도가 높아 날아서 움직이는 게 유리해 UAM이 주목받고 있다”며 “소량의 군수물자를 빠르게 수송하거나 전장에서 다친 병사를 후송하는 의무용으로 활용하는 데 우선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현재 한국은 인구 절벽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처한 만큼 과학기술이 이를 대신해야 한다”며 “육군은 이번에 논의되는 체계에서 인공지능(AI)과 레이저를 집중 연구해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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