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정교한 ‘로봇 탈장수술’로 위험요소 최소화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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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없이 저절로 낫지 않는 탈장, 초기에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해야
360도 시야 확보 가능한 로봇수술, 침습범위 작아 수술후 통증도 적어

정교하고 통증이 작은 ‘로봇 탈장수술’을 받은 심규태 씨(오른쪽)가 로봇수술을 집도한 최윤석 외과 교수와 수술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정교하고 통증이 작은 ‘로봇 탈장수술’을 받은 심규태 씨(오른쪽)가 로봇수술을 집도한 최윤석 외과 교수와 수술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직장인 심규태 씨(27)는 아랫배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새벽에 잠에서 깼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이번에는 사타구니 쪽이 아파 왔다. 2년 전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초음파 검사를 한 적이 있는 그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심 씨는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생각으로 다음 날 인하대병원을 찾아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최윤석 외과 교수는 심 씨에게 ‘사타구니 탈장’이 통증의 원인이라고 설명한 뒤 정교하고 통증이 덜한 ‘로봇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다음 날 심 씨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탈장은 내장을 받쳐주는 복벽과 근육 층에 구멍이 생겨 내장이 제자리를 벗어나 밖으로 밀려나오는 질환이다. 한번 생긴 탈장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발생 초기에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 씨는 “태어나 처음으로 수술을 받게 되는 상황인 데다 로봇을 이용한다고 해 처음에는 불안감이 컸다. 주치의가 로봇수술의 절차와 장점을 친절하게 설명해줘 안심하고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탈장 치료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약해진 샅굴(아랫배의 벽을 이루는 근육 층 사이에 남자에게는 정삭, 여자에게는 자궁 원인대가 놓여 있는 길) 부위를 복강 내에 교정한 뒤, 이 부위에 인공 지지대를 단단히 고정시켜 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존 복강경 수술은 장비가 직선으로만 움직이고 카메라 시야가 제한적이어서 지지대를 꿰매는 작업을 정교하게 시행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로봇수술은 확대 및 360도 시야 확보가 가능한 로봇 카메라와 로봇 팔의 정밀성에 의해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장비의 관절 기능을 이용해 정교하게 지지대를 꿰맬 수 있다. 수술 과정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정관 손상이나 신경 손상, 고환 혈관 손상 예방에 유리하고, 침습 범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을 줄이는 데도 탁월하다.

의료 분야에서는 로봇수술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외과 수술에서 로봇의 사용 빈도가 2012년 1.8%에서 2018년 15.1%까지 증가했다.

국내의 경우 탈장 수술 분야에서는 로봇수술이 빈번하게 시행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화됐고 연구도 활발하다. 국내에서도 로봇 탈장 수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는 인하대병원 최 교수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로봇 탈장 수술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탈장의 원인은 다양하다. 과도한 작업과 운동, 노화에 따른 복벽 근육의 위축, 만성변비, 비타민 결핍, 비만, 흡연 등으로 약해진 복부의 근육이 내부 압력을 견디지 못하면 복벽의 일부분이 찢어지고 그 구멍으로 장이 밀려나와 탈장이 생길 수 있다.

최 교수는 “탈장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 난도는 물론이고 재발과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에 초기 진단과 빠른 치료 결정이 중요하다”며 “로봇을 이용하면 기존 탈장 수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로봇 탈장수술#복강경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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