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에 벚꽃이 피었다…개화 관측 시작된 이래 가장 빨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5일 2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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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에 벚꽃이 피었다. 1922년 서울의 벚꽃 개화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빠른 시기다. 벚꽃은 해가 갈수록 빨리 피고 있다.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점점 상승하면서 봄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앞 관측목(觀測木)을 확인한 결과 꽃이 핀 것을 확인했다며 서울의 벚꽃 개화를 25일 공식화했다. 벚꽃이 피는 시기는 관측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관측소 앞 관측목의 개화일을 기준으로 한다. 한 가지에서 세 송이 이상 꽃이 피면 개화로 판단하는데 1922년부터 이 자리의 나무가 기준이 돼 왔다. 관측목은 있는 그대로의 계절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 가지치기나 비료주기 등 없이 자연 그대로 키운다. 개나리나 진달래 등의 개화 시기 역시 각 지역별 기상관측소가 특정 관측목을 관찰해 발표하는 것이다.

올해 벚꽃은 지난해보다 3일, 평년보다는 17일 빠르게 폈다. 기상청은 “2월과 3월의 평균기온이 높고 일조 시간도 많았던 게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평균 벚꽃 개화일은 1980년대에는 4월 8일이었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4월 2일로 앞당겨졌다.


기상청이 이날 최근 30년간의 기온 평균을 정리해 발표한 ‘기후평년값’(1991~2020년)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평균 기온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최근 30년간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12.8도로, 과거 평년값(12.5도)에 비해 0.3도 상승했다. 계절의 길이도 달라졌다. 봄과 여름은 시작 시기가 각각 6일과 3일 빨라졌고, 전체 길이는 4일씩 길어졌다. 반면 겨울은 시작일은 하루 늦어지고 전체 길이는 7일 줄었다.

여름철 폭염도 심화되고 있다. 연평균 폭염일수는 1980~2000년대까지는 9.8~10.4일 수준이었지만 2010년대에는 14.9일로 급증했다. 연평균 열대야일수 역시 같은 기간 4.1~6.2일에서 9.9일로 늘었다. 시간당 30㎜ 이상 강한 비가 오는 집중호우는 2000년대 이전 25.8~26일에서 2000년대 이후 30.6~30.7일로 늘었다. 바다도 더워져 한반도의 연근해 해수면 평균 온도는 1980년대 17.2도에서 2010년대 17.9도로 올랐다.

기상청은 “약 10년 전부터 기온이나 강수 같은 날씨 변화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봄과 여름은 빨리 시작되고 겨울은 짧아지는 경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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