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폭설에… 연휴 귀경차량들 “물도 없이 눈길 6시간 고립”

속초=이인모 기자 , 박창규 기자 , 강은지 기자 입력 2021-03-02 03:00수정 2021-03-02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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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 일부구간 통제 정체 극심
연휴 차량들 몰리며 제설도 차질
곳곳 접촉사고 거대한 주차장 방불
강원영동 최고40cm 추가 대설 예고
1일 오후 8시 서울∼양양 고속도로 서면4터널 외곽 폐쇄회로(CC)TV에 서울 방향 차량들(오른쪽)이 눈길에 갇혀 있는 모습이 촬영됐다. 양양 방향 차량들은 비상등을 켠 채 서행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CCTV 화면 캡처
3·1절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강원 동해안 지역에 폭설이 내려 도로 곳곳에 차량들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강원 고성군 미시령이 55.3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진부령에 51.5cm, 양양에도 26cm의 눈이 쌓였다. 파주 6.3cm, 동두천 5.6cm 등 경기 북부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서울에는 0.8cm의 눈이 왔다.

○ 고속도로 일부 구간 통제…차량 고립 속출

고속도로와 국도 등에서 차량이 폭설에 갇히면서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전면 통제됐고 산간 고갯길 곳곳이 끊겼다. 운전자들이 눈길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차량 대부분이 월동 장구를 갖추지 못한 탓에 고갯길을 오르던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했다. 특히 강원 속초와 인제를 연결하는 미시령관통터널의 사정은 더 심각했다. 낮 12시 반경부터 고갯길에서 차들이 뒤엉켜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됐다. 경찰은 중앙선 가드레일을 없애고 상행선에 갇힌 차량을 하행선으로 빼냈다.

오후 3시부터 강원 속초시 노학동 한화리조트 앞 교차로에서 차량 진입을 막았다. 하지만 먼저 고갯길에 접어든 수백 대의 차량은 3, 4시간을 도로에서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미시령관통터널 진입이 막히면서 차량들이 한꺼번에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으로 몰려 이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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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 씨(47·강원 춘천시)는 “미시령관통터널 요금소를 통과한 직후 차들이 꽉 막혀 3시간을 갇혀 있다가 가까스로 회차해서 속초 나들목으로 진입했다”며 “서울∼양양고속도로도 꽉 막혀 오늘 중으로 춘천에 도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푸념했다.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전면 통제되는 등 극심한 지체·정체로 차들이 뒤엉켰다. 한국도로공사는 오후 4시 40분경부터 속초 나들목과 북양양 나들목 진입을 통제하고 차량들을 우회시켰다. 먼저 속초 나들목으로 진입했던 차량 수백 대는 약 2km 구간에 갇혀 추위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서울로 향하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제설작업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곳곳에서 접촉사고가 발생하고 차량들이 눈길에 멈춰 서면서 고립 현상까지 발생했다. 운전자들은 배고픔과 화장실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최모 씨(44·서울)는 “모처럼 동해안을 찾았다가 폭설에 갇혀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됐다. 6시간 넘게 고립되다 보니 물과 먹을 것이 가장 절실했다”고 말했다

○ 서울·경기 최대 8cm, 강원 40cm 눈

강원도 18개 시군 가운데 원주 영월을 제외한 나머지 시군에는 대설특보가 발령됐다. 이번 눈은 습기가 많고 무거운 ‘습설’인 탓에 비닐하우스 붕괴와 소형 선박 등의 피해도 우려된다.

행정안전부는 낮 12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오후 7시 반 현재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북양양 나들목 △북양양 나들목∼하조대 나들목의 진·출입이 통제됐다. △미시령 옛길 △미시령 동서관통도로 △국도 44호선 한계령 일부 구간 등도 통행이 제한됐다. △영동고속도로 덕평∼양지터널 △여주휴게소∼이천 △서울∼양양고속도로 덕소∼상계 △서종∼화도 구간 △동해고속도로 속초∼양양 구간 등은 극심한 정체로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영상 5도로 떨어진다. 3일 낮부터 전국이 영상권을 회복하며 추위는 서서히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새벽까지 서울과 경기 남부 1∼5cm, 경기 북부 3∼8cm, 강원 영동지역은 오후까지 10∼40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속초=이인모 imlee@donga.com / 박창규·강은지 기자
#강원 폭설#눈길#6시간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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