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캘리포니아 역대급 산불, 기후변화가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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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11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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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담수호인 장시(江西)성 포양호 유역에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의 홍수가 발생했다. 출처=바이두 갈무리
중국 최대 담수호인 장시(江西)성 포양호 유역에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의 홍수가 발생했다. 출처=바이두 갈무리
미 서부 지역을 휩쓸고 있는 캘리포니아 산불과 지구촌 이곳 저곳을 강타한 이상 기후들의 직접적인 원인이 지구온난화가 일으킨 기후변화라고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사건 귀인 과학’(event attribution science)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발전으로 산불이나 홍수 등 특정 사례에 대한 영향을 평가할 수 있게 된 결과 최근의 이상 기후는 장기간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 등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직접 원인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의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 취리히)의 기후 과학자 소니아 세네비라트네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몇몇 일들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시작된 후 수십년간 과학자들은 경고 차원의 언급을 했지 이처럼 특정 태풍이나 폭염의 원인을 기후변화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건 귀인 과학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이 있는 데스밸리 온도가 섭씨 54.4도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한 것 등은 기후변화가 직접 원인이다.

지난 6일 인근 로스엔젤레스 카운티가 섭씨 49도까지 치솟고 산불까지 발생하며 여전히 캘리포니아는 들끓고 있다. 뜨거워진 온도는 차례로 공기 속 습기를 말리고, 숲을 건조시켜 산불에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캘리포니아대 기후학자인 대니얼 스와인은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강력한 산불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와인 교수는 “기후 변화가 날씨 패턴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보다는 많은 경우 그것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새로운 어떤 현상을 만들어낸다기 보다는 있었던 폭염이나 산불, 홍수를 더 극악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사건 귀인 과학에 따라 과학자들은 인간이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뿜어내기 시작하지 않았을 때 기상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할지 시뮬레이션해 보고 그 결과를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한다. 그들은 또한 지난 세기 또는 그 이상 동안의 기상 관측 결과도 함께 고려한다.

과학자들은 이 방법에 의해 며칠만에 올해 시베리아 산불의 원인도 기후변화라고 규명했다. 뜨거워진 기온이 러시아 툰드라 전역의 삼림을 건조시켜 대규모 산불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2018년 유럽과 일본, 북미를 동시에 강타한 여름 폭염에서도 기후변화 고리가 발견됐다. 기후를 온난화시킨 탄소 배출량 증가가 없었다면 이러한 사건들이 함께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제로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평균 지구 기온이 약 섭씨 1도 상승한 지구 온난화로 대기와 해양이 변하고 더 심한 폭풍과 폭우, 홍수로 이어지고 있다. 해양의 열기로 인해 허리케인과 열대성 사이클론의 강도는 점점 더 강해지고 이로 인한 폭우와 홍수도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최근 아프리카 수단 나일강 인근에서는 홍수로 수만 명이 집을 잃었고 세네갈에서는 지난 5일 하루 동안 장마철 3개월 동안 내리는 것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다. 이미 올 여름 3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홍수를 겪은 중국도 더 극심한 강우와 홍수를 겪게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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