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 최장 장마까지…2020년 여름 ‘반전의 연속’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9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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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때 이른 폭염 한달 간 지속
7월엔 장마로 평균기온 하위 5위
8월엔 폭염…"7말8초 더위 깨져"
강수량도 역대급…1007㎜로 3위
장마 기간도 중부, 제주 역대 1위

올해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는 평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이례적인 날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에는 예상보다 이른 더위가 계속됐고, 장마는 중부지방 등에서 역대 가장 길게 이어진 것으로 기록됐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에는 6월 초부터 이른 폭염이 나타나 한 달간 지속됐다. 특히 전국 평균기온은 22.8도로, 평년 21.2도보다 높아 기상관측망을 전국으로 확충한 1973년 이후 1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달인 7월에는 장마가 지속되면서 전국 평균기온이 22.7도를 기록, 평년 24.5도보다 상당히 낮은 기온을 보였다. 이 기온은 역대 44위로 하위 5위에 해당한다.

6월과 7월의 평균기온 폭이 크게 차이난 것이다.

8월의 경우 전국 평균기온이 26.6도로, 평년 25.1도 보다 높아 역대 6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8월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돼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더웠던 평년과 다른 여름철 기온변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여름철은 나머지 주요 지표를 기준으로 봐도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6월은 최고기온 28도(평년 26.5도), 폭염일수 2일(평년 0.6일)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8월의 경우 최저기온 23.7도(평년 21.5도)로 2위, 열대야일수 7.9일(평년 2.7일)로 5위를 기록했다.

이 처럼 올해 여름철 이상기후와 관련, 때 이른 더위를 보인 6월의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기온과 습도가 높은 공기)의 영향, 서쪽에서 접근한 저기압에 의해 따뜻한 남서풍 유입, 강한 일사가 그 원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선선했던 7월의 경우, 일반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면서 더워졌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위치하고,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을 따라 흐리고 비가 온 날이 많아져 낮은 기온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8월 더위와 관련해선 티벳 고기압(기온이 높고 습도가 낮은 공기)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시 확장해 우리나라 주변 대기 상·하층에 더운 공기가 자리잡았고, 특히 남부부터 장마철 종료 이후 기온이 급격히 상승해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졌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올해 여름철에는 강수량도 상당한 수준을 보였다.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됐고, 정체전선으로 인한 강한 강수대가 자주 형성돼 강수 기간도 길고 강수량도 많았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역대 기록 기준으로 보면 강수량은 1007㎜로 3위, 강수일수는 45.8일로 4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특히 6~7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이 늦어지면서 상층 찬 공기 사이에서 발달한 저기압에 의해, 8월은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한 폭이 좁은 강한 강수대가 남북으로 이동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장마철 기간을 기준으로 봐도 올해 여름철은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부지방의 경우 장마철이 6월24일 시작해 8월16일에 종료돼, 총 54일을 기록하면서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제주의 경우도 장마 기간이 6월10일~7월28일로 49일을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남부의 경우는 6월24일~7월31일로 38일을 보여 남부 장마기간 1위 기록인 2013년, 1974년 46일엔 미치지 못했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686.9㎜로, 1973년 이후 2위를 기록했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을 지역별로 보면 851.7㎜를 기록한 중부는 1위, 566.5㎜를 기록한 남부는 4위, 562.4㎜를 기록한 제주는 10위를 기록했다. 장마철 전국 강수일수도 28.3일로 1위를 보였고, 중부(34.7일)와 제주(29.5일)는 1위, 남부(23.7일)는 4위를 기록했다.

태풍의 경우 올해 여름철 국내에 영향을 미친 태풍 수가 평년보다 많았다.

올해 여름에는 총 8개의 태풍이 발생했고, 이 중 3개(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이 태풍들은 모두 8월에 집중됐다. 평년 기준 8월 중 태풍은 5.8개가 발생해 1.1개가 국내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이 역시 이례적인 모습이다.

올해 6월의 경우 태풍 1개가 발생했으나 국내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7월에는 아예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8월에 태풍 영향이 많았던 원인과 관련, 기상청은 “(평년보다 1도 높은) 필리핀 해상의 해수면 온도로 인해 태풍이 강한 강도로 영향을 줬다”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해 우리나라가 태풍의 길목에 위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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