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에게 달콤한 여름 수박은 ‘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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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청량음료-아이스크림 등 당분 많이 들어 혈당수치 높여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줄이고 식이섬유 풍부한 야채 먹어야

오승준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환자에게 여름철 당뇨병 관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제공
오승준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환자에게 여름철 당뇨병 관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제공
1년 365일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당뇨병이다. 면역체계 이상이나 감염 등으로 인슐린 생성 세포가 파괴됐다면 제1형, 인슐린 저항성과 상대적인 인슐린 부족이 있는 경우는 제2형으로 구분된다. 제1형은 인슐린 주사를 통해 평생 인슐린을 공급해야 하는 반면 제2형은 경구약물요법을 통해 당뇨병을 조절해 나갈 수 있다. 다만 관리에 있어서는 두 가지 유형 모두 식사와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생활습관 개선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당뇨병 악화를 방지할 수 있고 혈당 수치를 개선할 수 있다.

전체 당뇨병 환자 중 95% 정도는 제2형에 속한다. 2형 당뇨병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추정되는 요인 중 하나는 유전적 소인이다. 부모 모두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자녀가 당뇨병을 앓을 확률은 30%, 한 사람만 당뇨병인 경우 15% 정도의 확률을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두 번째 요인은 만병의 근원으로 꼽히는 비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도비만이 아님에도 당뇨병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인슐린 저항성보다는 인슐린 분비 결함이 더 중요한 원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비만은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의 원인으로도 지목되며 당뇨병 합병증 발생에도 큰 역할을 한다. 특히 합병증 발병 범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 구석구석이기 때문에 당뇨병을 더 이상 노인성 질환 혹은 희귀질환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대표적인 합병증에는 심근경색, 협심증, 중풍, 망막증, 만성콩팥병, 신경병증 등이 있다.

합병증은 혈당의 급격한 상승이나 저하로 생명의 위험과 직결되는 급성 합병증과 장기간의 고혈당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 합병증으로 나눌 수 있다. 합병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물, 식사, 운동을 통한 혈당 조절과 동반 질환의 치료, 정기적인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무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은 당뇨병 환자에게 고난의 시기다.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탈수 증상이 나타나 혈당 조절에 더욱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더위와 갈증으로 청량음료, 아이스크림 등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여기서 문제는 유혹하는 음식 대부분이 당분 함유량이 높아 혈당 수치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일은 괜찮을까. 과일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과 복숭아에는 당분이 상당히 많이 함유돼 있을 뿐 아니라 빠른 속도로 당분이 흡수되기 때문에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라면 당분이 많은 과일보다 하루 세끼를 잘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기 위한 첫걸음은 ‘체중 조절’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 관리인데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제한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나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녁식사는 가능한 한 일찍 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규칙적인 운동’이다. 한두 번의 등산이나 헬스가 아닌 습관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 효과적이며 하루 1∼2km를 빠르게 걷거나 가벼운 달리기를 일주일에 최소한 5번 이상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사실 중 하나는 항상 식사 후에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모든 과정에서 빠지면 안 될 요소는 ‘교육’이다. 당뇨병은 자신의 질병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더 잘 조절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병이다. 정기적인 당뇨병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혈당 조절 및 합병증의 관리가 잘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아직은 당뇨병의 완치가 어려운 현실이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자기관리를 충실히 해나간다면 좀 더 건강한 미래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료#경희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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