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돌려 “학습률 100%”… 꼼수 판치는 원격수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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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강의 접속해 수강 완료” 온라인서 ‘EBS 매크로’ 공유
강의 서비스업체 “해결책 마련중”… 자료 다운로드 피싱범죄도 기승

“온라인 개학 매크로(자동 프로그램) 만들었다. 그냥 놔두면 알아서 강의 접속되고 완강(수강 완료)된다.”

“EBS온라인클래스 매크로 써먹어 봐야겠다. 아니 솔직히 가야금(수업)은 안 들어도 되잖아.”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한 학생이 EBS온라인클래스 매크로를 만들었다며 코딩 스크립트(명령어 나열)를 공유했다. 실제 해당 스크립트를 활용해 강의를 듣지 않고도 들은 것처럼 인정받는 사례가 퍼지는 등 온라인 개학 관련 ‘꼼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6일 유튜브, 구글 등에 ‘EBS 매크로’ 등을 검색하면 강의 수강 없이 자동 출석되는 방법들이 노출되고 있다. 매크로 외에도 영상 시청 중 ‘뒤로 가기’ 버튼을 여러 번 누르면 완강 처리가 되거나 영상을 틀어놓고 게임 및 유튜브 시청 등 딴짓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EBS온라인클래스는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완강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관리 시스템을 통해 선생님들이 확인할 수 있다’는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실제 교사들은 학습 시작 일시와 종료 일시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모든 학생들의 사례를 일일이 점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EBS온라인클래스 서비스 구축에 참여한 IT 기업 유비온 관계자는 “실제 50분이 소요돼야 수강이 완료되는 강의가 10분 안에 끝나는 사례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매크로가 활용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데, 상황이 심각해서 해결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온라인 개학 후 EBS온라인클래스 등을 향한 해커들의 공격이 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트 자체에 대한 해킹 공격과 함께 학습자료 다운로드 사이트를 가장한 피싱 범죄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안랩 관계자는 “사용자가 원격 수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파일을 찾기 위해 ‘구글 클래스룸’ ‘○○교육 교과서’ ‘○○오피스 교육기관용’ ‘○○폰트’ 등을 입력하면 검색 사이트의 결과에 해당 피싱 사이트가 노출되도록 유도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신무경 yes@donga.com·곽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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