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왕좌’ 위해 칼 빼든 네이버…쿠팡 로켓배송 ‘정조준’

뉴스1 입력 2020-04-26 07:06수정 2020-04-2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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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쇼핑. © 뉴스1
‘로켓 성장’을 거듭하던 쿠팡 앞에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타도 쿠팡’을 외치며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손잡았다. 앞으로는 네이버쇼핑서 밤늦게 물품을 주문해도 CJ대한통운이 24시간 내 배송해 준다. 네이버가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인 ‘로켓배송’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쇼핑은 강력한 검색경쟁력을 앞세워 이미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업계 1위 자리를 꿰찼다. 여기에 CJ대한통운의 배송 경쟁력까지 더해진다면 쿠팡 입장에서는 더 힘든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쿠팡 견제”…네이버, 배송 ‘스피드’ 올린다

26일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이커머스기업 거래액은 네이버쇼핑이 20조90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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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쿠팡으로 17조1000억원이며, 이베이코리아가 17조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11번가(9조8000억원), 위메프(6조2000억원) 순이다.

강력한 검색 엔진을 가진 네이버가 ‘절대 강자’지만, 쿠팡의 성장세도 만만찮다. 거래액 차이가 3조8000억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네이버는 ‘이커머스 왕좌’를 지키기 위해 로켓성장 중인 쿠팡을 정조준했다. 브랜드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LG생활건강 상품을 고객에게 24시간 내 배송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

풀필먼트는 물류기업이 소비자의 주문을 수집해 제품을 선별·포장하고 배송까지 하는 서비스다. 이커머스 판매기업의 경우, 물류센터에 상품만 입고하면 재고관리·배송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류과정이 해결된다.

첫 번째로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 입점한 LG생활건강이 CJ대한통운과 풀필먼트 계약을 맺었다. LG생활건강의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CJ대한통운의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 센터에서 바로 허브터미널로 상품이 이동되고, 자동화물분류기의 분류 과정을 거쳐 전국으로 발송된다.

기존 인터넷 쇼핑과 달리 늦은 밤 12시까지 주문해도 다음 날 받아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아무리 늦어도 24시간 내에 대부분 배송이 완료된다.

쿠팡의 로켓배송에 버금가는 서비스다. 로켓배송은 2014년 쿠팡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직접배송·익일배송’ 서비스다.

그동안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출고량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심지어 다른 나라와 달리 유독 한국에서만 ‘사재기’가 없었던 이유로 쿠팡의 로켓배송을 꼽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 서비스에 나서면서 긴장해야 할 처지가 됐다. 로켓배송만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네이버쇼핑서도 빠른 배송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품수도 네이버가 우세하다.

앞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LG생활건강에서 다른 브랜드로 지속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 택배업계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이 대형 고객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본격화함에 따라 이커머스 물류에서도 풀필먼트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가장 무서운 경쟁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라며 “네이버를 통해 구매하는 고객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어 “로켓배송에 버금가는 배송 서비스까지 더해지면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국내 풀필먼트 시장규모가 올해 약 1조8800억원이며, 2022년까지 2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검색 공룡’ 네이버, 이커머스 왕좌 굳히기?

네이버쇼핑과 쿠팡은 ‘이커머스 왕좌’를 놓고 다투고 있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다.

쿠팡이 물건을 사 와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직매입 구조라면, 네이버는 브랜드와 판매업자들이 장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조153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64.2% 증가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쇼핑이 포함된 네이버의 비즈니스플랫폼 영업수익은 지난해 15.1% 성장한 2조8510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24%로 가장 크다.

네이버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검색 파워다. 실제 네이버는 약 3800만명 수준의 월간 사용자 수(MAU)를 보유한 국내 포털 1위로, 구글과 유튜브의 국내 MAU(각 3200만명)를 압도한다.

특히 올해는 ‘나중에 결제’와 ‘특가창고’, ‘브랜드 스토어’ 등 전자상거래 시장지배력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중 브랜드 스토어에만 올해 200개 이상 브랜드를 유치할 계획이다.

덕분에 올해 1분기 스마트 스토어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으며, 월간 800만명 수준이었던 이용자 수는 지난달 1000만명으로 늘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3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오프라인 활동이 감소하며 온라인 쇼핑에 대한 니즈가 증가했고, 스마트 스토어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네이버쇼핑 거래액이 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19조5000억원에서 2025년 54조5000억원으로 2.8배 증가할 것”이라며 “온라인쇼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4%에서 2025년 19%로 증가하면서 선두 사업자 지위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네이버의 이커머스 시장 공략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커머스 시장이 지속 성장하며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네이버페이와의 시너지도 충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롯데나 신세계가 아닌 네이버”라며 “검색 공룡이 본격적인 쇼핑 시장 공략에 나서면 시장 판도가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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