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억제제 먹는 자가면역질환자, 특히 조심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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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
면역 기능 떨어져 감염땐 위험… “약 끊지말고 관리하는게 중요”
장기이식-심장질환자도 유의를… 고혈압은 직접 연관성 떨어져


지금까지 분석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특성을 살펴보면 나이가 많고 지병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앓고 있는 병이 호흡기 관련 질환이 아니어도 안심해선 안 된다.

3일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들에게 가장 많았던 만성질환은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자신의 정상적인 신체 조직이나 세포에 비정상적 면역 반응을 나타낸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당뇨병 환자는 그 자체로 면역 억제 상태의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어 코로나19에 걸리면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우선 자신의 본래 질환을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증세를 개선하겠다고 자가면역질환자가 면역억제제 약을 끊으면 원래 갖고 있던 병이 악화돼 오히려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기저질환을 잘 관리하면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막을지 고민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같은 이유로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도 코로나19 감염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사망한 13번째 사망자(74)는 신장을 이식받은 이력이 있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식된 장기는 다른 사람의 조직이기 때문에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서 몸 자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며 “장기를 이식한 환자들은 코로나19에서도 고위험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안심해선 안 된다. 엄 교수는 “심장과 폐는 연결된 장기이다. 폐가 산소를 빨아들이면 심장이 이를 전신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심장이 손상되면 폐도 악화한다”고 지적했다.

신장과 신진대사를 돕는 간에 기저질환이 있어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김태형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 감염이 오면 주요 장기가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데 신장 투석을 했거나 신부전, 간경화가 있으면 병이 호전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고혈압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중에서도 많이 나타난 병이다. 다만 코로나19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혈압은 나이가 들면 대다수 앓게 되는 질병”이라며 “하지만 고령자들은 기본적인 면역체계가 떨어지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31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20명이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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