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동물 70% 이상이 고통·스트레스·억압 시달려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6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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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본부, 2018년도 동물실험 실태조사 결과 발표

지난해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의 70% 이상이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스트레스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6일 발표한 ‘국내 동물실험시행기관의 2018년도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 조사 결과’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동물실험을 시행한 362개 기관에서 372만7163마리(기관당 평균 1만295마리)의 동물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0.9% 증가한 수치다. 기관별로 국가기관(47%)과 일반기업체(24%), 대학(14.8%)에서 모두 늘었지만 의료기관에선 9.1% 감소했다. 실험동물로는 설치류(마우스, 래트 등)가 84.1%로 가장 많았고 어류(7.2%), 조류(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설치류의 비율은 7.8% 감소했고 어류와 조류는 각각 3.9%, 3.7% 증가했다.

연구자가 동물실험 수행을 위해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동물실험계획서에 따르면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또는 회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정도(E그룹)의 동물실험에 전체 동물의 36.4%가 사용됐다. 중등도 이상의 고통이나 억압을 동반하는 정도(D그룹)에는 35.5%가, 단시간의 경미한 통증 또는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정도(C그룹)에는 25.7%가, 거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정도(B그룹)에는 2.4%의 동물이 각각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E그룹과 D그룹에 속하는 동물을 합한 비율은 71.9%다.

이는 모두 척추동물이며 죽은 생물체나 식물, 세균, 원충 또는 무척추동물을 이용한 교육 또는 연구(A그룹)에 사용된 동물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실험을 목적별로 나눠 보면 품질관리나 약품의 안전성 평가 등 법적으로 요구되는 필수실험이 38%로 가장 많았고 작용원리(기전) 연구 등을 수행하는 기초 분야 실험이 29.4%, 기초 분야와 임상 분야의 중간단계인 중개 및 응용연구 실험이 24.1%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설치된 기관은 총 385개소로 전년(384개소)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기관 특성별로 일반기업체가 41%, 대학 31.4%, 국·공립기관 19%, 의료기관 8.6%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운영 실적을 보유한 기관은 359개소(93.3%)였다. 전년(91.9%)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운영 실적이 없는 나머지 26개소(6.8%)의 경우 연내 신규로 설치 및 폐지 등으로 실험을 수행하지 않았거나 2017년 말 동물실험 승인을 받고 실험을 진행한 기관이다.

운영실적을 보유한 기관에서는 총 3만3825건의 동물실험 계획서를 심의했다. 기관당 평균 94.2건을 심의했는데 이는 전년(80.8건)보다 16.6% 증가한 수준이다. 심의 결과 별 비중을 보면 원안승인(2만4127건)이 71.3%로 가장 높았고 수정 후 승인(8265건·24.4%), 수정 후 재심(1268건·3.7%), 미승인(165건·0.5%) 등 순이었다. 기관별로 원안승인 비율은 일반기업체에서 95.7%로 가장 높았고 의료기관(86.2%), 국·공립기관(72.9%), 대학(44.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해당 조사는 지난 2008년 1월 국내에 동물실험윤리제도가 도입된 이후 동물보호법 제45조에 근거해 매년 발표된다. 조사 결과는 향후 실험동물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제도 개선 등 정책 방향 설정 시 활용된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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