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경제

[상장기업&CEO]“DMZ 지뢰제거-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 추진”

입력 2018-06-21 03:00업데이트 2018-06-21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이봉관 회장이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서희타워 20층에 위치한 자신의 집무실 한쪽 벽에 걸린 발전소 조감도 앞에서 서희건설의 사업 다각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서희건설 제공
최근 건설업계에 서희건설의 주가 행보가 화제다. 1년 새 1000~1200원 선의 박스권에 머물러 있던 주가가 이달 12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15일엔 장중 한때 2135원을 찍으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인기의 도화선은 서희건설이 11일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맺은 업무협약이었다. 남북 교류 활성화에 대비해 남북 접경지역의 지뢰 제거 사업을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서희건설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지역조합주택사업의 대표주자이다. 현재 전국 100여 곳, 9만여 채(10조 원 규모)의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뢰 제거는 현재 국방부만이 할 수 있는 특수사업이다.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떠나 속내가 궁금했다. 14일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에 위치한 서희타워에서 이봉관 회장(73)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 봤다.

이 회장은 “현재와 같은 남북 화해 무드가 지속되면 휴전선 비무장지대(DMZ)의 개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한 사전조치 성격인 지뢰 제거 사업 시장이 생길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택미군기지 건설 등 군 관련 사업을 많이 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체적인 사업 구상도 말했지만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비보도를 주문했다.

지뢰 사업은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은 서희건설이 검토 중인 사업다각화의 한 분야이다. 이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지역주택조합에 치중된 주택사업을 기업형 임대주택과 도심재생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와 지뢰 제거 사업에 진출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현 정부의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이다. 서희건설은 올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선정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오피스텔(350실)과 아파트(499채)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경기 평택시 팽성읍에 기업형 임대주택(818채)도 준비 중이다. 이 회장은 “한국의 인구 변화나 선진국의 주거 소유에 대한 의식구조 등을 고려할 때 임대주택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밝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희건설은 현 정부의 또 다른 역점사업인 도시재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교통 여건이 좋은 도심의 낙후지역에 실버세대와 1인 가구를 겨냥한 주거복합시설을 짓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 회장은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지낼 수 있게 교통 여건이 잘 갖춰진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 계획도 상당 수준 진척돼 있다. 총사업비가 5000억 원에 이르는 30MW급 태양광발전소 5기와 63MW급 해상풍력발전소의 사업권을 확보해둔 상태다. 최근에는 해외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달 5일 SK건설, KDB 인프라펀드 등과 공동으로 필리핀에 총 사업비 약 2조2000억 원 규모의 친환경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것도 그 일환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서희건설의 매출은 지난해 1조 원 규모에서 내년부터는 2조 원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문제없이 추진하기 위해선 우수한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 회장은 “필요한 분야의 인재가 모여 있는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할 계획”이라며 “현재 대상 기업을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 이 회장은 자식 농사에 성공한 대표적인 CEO로 꼽힌다. 딸 3명(은희·성희·도희)이 모두 판검사와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첫째 은희 씨(서희건설 부사장)와 둘째 성희 씨(서희건설 재무담당 전무)는 이 회장을 돕고 있다. 막내 도희 씨는 현직 검사다. 자식 사랑도 지극하다. 딸들의 이름 돌림자를 따 ‘삼희(三熙)’라고 회사 이름을 지으려다 같은 이름의 회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셋’의 경상도 방언인 ‘서이’에 ‘희’자를 붙여 서희건설로 지었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방영됐던 서희건설 아파트브랜드(서희스타힐스) TV 광고에 등장하는 어린이 모델을 모두 자신의 손녀들로 썼을 정도다. 이 회장에게 일과 가정에서 성공한 비결을 묻자 “열심히 일하고 자식에게 존경받는 아버지가 돼야 한다”는 다소 식상한(?) 답이 돌아왔다. 그는 “서희건설을 국내를 넘어 세계 1위의 건설회사로 만들고 싶다”며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열심히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대의 수요를 읽는 감각과 일에 대한 열정을 보면서 이 회장의 꿈이 현실로 다가올 시점이 궁금해졌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