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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경제의 눈]民官협력 임대주택으로 서민 주거안정을

김종식 사회주택협회 이사장
입력 2018-01-15 03:00업데이트 2018-0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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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 사회주택협회 이사장
지난해 11월 29일 정부는 공적임대주택 85만 가구 공급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공사 등 공공이 직접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약 65만 가구와 공공지원주택 20만 가구를 건설하겠다는 내용이 로드맵의 골자다. 공공지원주택이란 소유는 민간이 하되 공공의 지원을 받아 건설하는 대신 초기 임대료와 임대 기간, 입주 자격 등에 있어서 공공성을 확보하는 임대주택이다.

한편 서울에 사는 1인 가구 청년층의 RIR(소득대비 주거비 지출 비율)는 30%를 넘어섰다(통계청 2015 가계동향). 100만 원 벌어서 30만 원을 주거비로 지출한다는 얘기다. 취업도 힘들고, 양질의 일자리 찾기도 쉽지 않은데 주거비 지출이 너무 많다 보니, 결혼과 출산은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들은 많은 경우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에서 살고 있고, 전체 가구의 약 5.4%인 103만 가구가 최저 주거기준 미달 주택에서 살고 있는 실정이다.

청년들에게 보증금을 저리로 빌려주고, 월 임대료 부담을 크게 낮춘 양질의 주택을 제공해 준다면 청년들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수 있게 되고, 취업-결혼-출산의 지속가능한 사회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고령화와 일자리 부족, 인구절벽 문제 등을 해결하고 미래를 위해서 청년들의 주거복지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주거복지 로드맵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청년뿐 아니라, 신혼부부와 무주택자 등 주거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계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거복지 로드맵은 현실의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다고 본다. 양적 공급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실사구시적인 정책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회적 경제주체에 의한 임대주택 공급 내용이 주거복지 로드맵에 담겨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중앙 및 지방 정부에서 공공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임대주택 공급이 민간의 참여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자산과 역량을 활용한 공급의 다각화로 진화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비영리법인 등 사회적 경제주체에 의해 공급되는 사회주택은 민간임대주택에 비해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다. 민관협력에 의한 방식으로 공공성이 높으면서도 정부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소규모·맞춤형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나타나는 공공임대주택 관련 님비 현상도 극복할 수 있고, 공적임대주택의 공급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주거복지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자가소유율을 높여 주거 불안 문제를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 자가소유율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세입자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낮은 임대료, 안정된 거주 기간, 양질의 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차이가 있다.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등의 국가에서는 사회주택이 이미 일반적인 주거 유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시와 경기도, 전주시, 시흥시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공적지원 민간임대주택 정책을 시도하고 있고,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이번 주거복지 로드맵을 계기로 한때의 유행 같은 정책이 아니라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위해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많은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민간과 공공이 지혜와 힘을 하나로 모아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

김종식 사회주택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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