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재우고 테레비]예능만사 새옹지마, 복불복

구가인기자 입력 2015-01-20 03:00수정 2015-01-20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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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난 ‘1박 2일’ 시즌3
시청률이 6%대까지 내려갔던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을 다시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공헌한 시즌3의 여섯 멤버. 왼쪽부터 데프콘 김준호 정준영 김주혁 김종민 차태현. KBS 제공
방송가에는 시청률이 바닥을 친 프로그램의 인기를 끌어올리기란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한때 영화를 누린 프로가 한번 시청률이 고꾸라지면 회생보다 폐지 순서를 밟는 건 이 때문이다. MBC ‘일밤’ 부활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던 ‘아빠!어디가?’가 18일 종영하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의 성공은 눈여겨볼 만하다. 9년 차에 접어든 이 프로는 한때 시청률이 10%를 밑돌며 폐지설까지 돌았으나 시즌3에서 살아났다. 현재 ‘1박 2일’은 시청률 15∼20%를 오가며 16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기록 중이다.(닐슨코리아 전국시청률)

▽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377회나 된 예능 프로에서 신선함을 찾기란 쉽지 않다. 백두산, 독도, 마라도까지 다녀온 처지에 새로운 장소를 섭외하는 것도 어렵다. 강원 인제군 내 ‘1박 2일’ 혹한기 관련 촬영지만 10군데가 넘는다. 또 새것에 집착할수록 웃음은 억지스러워진다. 1박 2일 시즌3가 영리한 건 시즌2를 지배한 ‘새로움’ 강박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출연진은 계속 복불복 게임을 했지만 전처럼 무리수를 두거나 치열하진 않다. 그 대신 제작진은 ‘착한 예능’이라는 초심을 찾고 잘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 덕분에 웃음은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인사가 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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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외는 시즌3 성공의 핵심이다. 시즌3엔 강호동 같은 강력한 리더가 없다. 사실 구성원 면면을 보면 시즌1, 2에 비해 밀린다. 그러나 출연진끼리의 궁합이 잘 맞았다. 튀기보단 어울림을 강조하는 멤버 구성은 ‘나 홀로 생존’보다 ‘공존’을 강조하는 요즘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다. 이와 함께 젊은 제작진은 낡은 예능에 새 피를 수혈했다. 시즌3의 메인 연출자이자 ‘가재’라는 별명을 갖게 된 유호진 PD는 2008년 입사해 동기 중 가장 일찍 연출로 데뷔했다.

▽어쨌건, 복불복

뛰는 놈, 나는 놈 위에 운 좋은 놈이 있다. 시즌3 역시 운이 따랐다. 시즌3의 ‘신의 한 수’ 멤버로 꼽히는 ‘얍쓰’(얍삽한 쓰레기) 김준호는 촬영 하루 전 급히 섭외됐다. 또 시청률이 한창 바닥을 쳤던 시즌2 당시에는 경쟁 채널의 새로운 프로(MBC ‘일밤-진짜 사나이’)가 승승장구했지만 시즌3에는 경쟁 프로들도 아이디어 고갈로 고전하는 중이다. 여기에 ‘1박 2일’ 직전 프로가 시청률 20%에 육박하는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다. 결국, 복불복 게임의 철학은 시청률에도 적용된다. 행운과 불운은 돌고 돌며, ‘운발’의 힘은 막강하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1박 2일#시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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