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School Diary]초등 반장 스타일∼ 톡톡튀는 선거 열전

동아닷컴 입력 2013-03-12 03:00수정 2013-03-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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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을 시작하는 초등생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교내 행사 ‘전교·학급 회장 선거’가 치러지는 시즌이다. 대학입시뿐 아니라 중고교 입시에서 전교·학급회장 경력이 자신의 리더십을 증명하는 자료로도 활용됨에 따라 리더의 자리를 맡아보려는 초등생들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는 추세. 때문에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초등생들은 공약부터 선거구호까지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전략으로 친구들의 표심을 공략한다.

‘테마’ 포스터… ‘최신가요 방송’ 공약으로 ‘구애’

전교회장 후보로 나서는 초등생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후보와 공약을 소개하는 포스터. 손바닥 크기의 증명사진을 붙이고 후보의 이름과 등록 번호, 주요 공약을 적는 식의 판에 박힌 포스터로는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게 학생들의 판단. 최근에는 만화나 드라마, 영화 등 학생들에게 인기를 모은 대중문화 장르의 장면을 활용해 포스터를 만드는 방법이 떠오른다.

전교 부회장 선거에 출마한 경기지역의 한 초등생 A 군은 얼마 전 초등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은 퓨전 무협 사극 ‘전우치’를 활용해 포스터를 제작한 경우. A 군은 “극중 주인공인 전우치가 먼 거리도 순식간에 이동하는 가공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설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면서 “전우치의 몸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붙인 뒤 전우치처럼 친구들의 고민을 빠르게 듣겠다고 포스터에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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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선거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한 친구들의 표심까지 얻으려면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대다수 학생들의 마음을 흔드는 ‘센스 공약’도 필수. 최근 경기지역의 한 초등학교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한 B 군은 ‘등교음악, 최신가요로 변경’이라는 공약으로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학교에 다니는 정모 양(13)은 “평소 등교할 때 학교에서 틀어주는 음악이 정적이고 지루해서 싫었다. 등굣길에 인피니티 오빠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매우 행복할 것 같아 그 공약에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식상한 후보연설 ‘No’… ‘반장스타일’ 노래+말춤

회장선거에 나서는 후보라면 가장 힘을 주어 준비하는 것은 ‘후보 연설’이 아닐까. 하지만 진지하고 건조한 후보연설에 학생들은 고개를 돌리기 십상이다. 정말 학교와 학급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친구들 앞에서 한 번쯤 망가지는 노력은 필수.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을 ‘반장스타일’로 개사한 노래를 부르며 말춤을 추는 콘셉트는 이미 많은 학생들이 사용한 인기 아이템. 실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초등학생 반장 연설문’을 검색하면 ‘연설 같은 것은 하지 말고 강남스타일이나 개사해서 불러보라’는 조언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초등생 사이에서 인기 있는 최신 유행어를 활용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전략. ‘내가 회장이 돼야 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궁금하면 20표’(거지의 품격) ‘반장이 되면 뭐 하겠노? 소고기 사먹겠지’(어르신) ‘한숨 대신 표심으로!’(용감한 녀석들) 등 인기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 등장하는 유행어를 활용한 선거 구호가 대세다.

초등 2학년 때부터 학급회장을 여러 번 맡은 신가은 양(11·서울선사초 5)은 “후보 연설이 길어지면 친구들이 지루해하기 때문에 핵심 공약만 간결하게 발표한 뒤 ‘우리 반 반장은 신가은 아니면 안 돼∼’라고 마무리 멘트를 덧붙였다”고 했다.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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