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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오라클 이펙트 外

입력 2011-04-16 03:00업데이트 2011-04-16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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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예측 대가들이 세계경제 주무른다
“자칫하면 삼성도 10년 뒤에는 구멍가게가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한 말이다. 갤럭시S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스마트폰이 계속 발전을 거듭해 새 수요를 창출하고 한국의 미래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테지만 이 책의 저자는 착각이라고 단언한다. 이 회장은 삼성이 휴대전화에만 치중한다면 삼성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깨닫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갤럭시폰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미래를 보장해줄 것을 찾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말을 이건희 회장의 오라클이라고 본다.

오라클이란 무엇인가. 그리스 중부 파르나소스 산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도시 델피의 아폴론 신전에는 엄청나게 많은 보물창고가 있다. 보물창고들이 차지하는 대지가 신전보다도 넓다. 이 보물창고 속의 보물은 미래예측에 대한 대가였다.

델피는 험준한 산비탈에 신전을 짓고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은 인근 도시국가의 왕이나 귀족들이 찾아오면 이를 예측해 주는 오라클(신탁)을 내렸다. 일종의 ‘오라클 비즈니스’였다. 그 덕분에 델피는 교역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도, 비옥한 농지도 없었지만 800년 가까이 번성했다. 페르시아전쟁 때 그리스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델피의 명성은 더 널리 퍼졌고, 오늘날 미래예측 방법으로 각광받는 ‘델파이 기법’의 어원도 여기에 있다.

“분쟁이 잦고 상거래가 위험했던 이 시기에 정확한 미래예측은 큰돈을 가져다주는 보증수표나 다름없었다. 도시국가들끼리의 충돌이 자주 일어나던 당시, 델피는 미래를 예측해 주는 것만으로 부국을 유지했다. 예측은 정확성이 높았고, 덕택에 거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오늘날의 오라클 비즈니스는 뭘까. 무디스 골드만삭스 아서앤더슨 같은 회사들은 오라클, 즉 미래예측의 대가로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걸까. 오라클에 대한 관심은 현대에 더 커지고 있다. 미래예측 기관이 특정 업종을 유망하다고 예측하면 그 분야에 투자가 몰릴 정도로 예측력의 효과는 크다. 저자는 예측을 잘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는 현상을 ‘오라클 이펙트’라고 명명했다. 이 책은 바로 이를 분석하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중소기업 전문가인 저자는 한국이 정보기술(IT)이 아니라 MT(media technology)로 방향을 틀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미래예측에 대한 콘텐츠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디어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저자의 오라클이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경제학을 리콜하라
현대 경제학의 이론은 모두 틀렸다
이정전 지음
408쪽·1만4000원·김영사


인간은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움직이는가? 수요와 공급 이론은 여전히 유효한가? 한국자원경제학회장, 경실련 환경개발센터 대표인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현대 경제학의 핵심 가설이 모두 틀렸다고 주장한다. 경제학자들의 예측과 설명이 빗나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를 고백한 경제학 대가들과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실패 사례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경제학 교과서에 나온 논리의 허점과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된 ‘중상주의’ 시각의 문제점도 지적한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일반의 오해와 그것이 현 경기 변동과 성장 정책에 줄 수 있는 시사점, 혼합경제학의 대가 케인스에 대한 비판적 해석을 소개했다.

경제학은 2008년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다. 사후 진단 및 처방도 시원스럽지 않았다. 저자에 따르면 경제학이 이렇게 현실과 동떨어지게 된 이유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시각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아이리더십
잡스가 떠나도 애플 마법은 계속될까
제이 엘리엇·윌리엄 사이먼 지음·권오열 옮김
336쪽·1만7000원·웅진 지식하우스


애플은 다른 모든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애플의 제품은 사용자를 열광적인 추종자로 변모시키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 조직에 어떤 특별함이 있는 것일까. CEO 스티브 잡스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애플의 마법은 계속될까. 이 책은 1980년 애플에 합류해 20여 년 애플의 수석부사장을 지낸 제이 엘리엇이 내부인의 시각으로 소상히 풀어낸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제품 개발, 인재 채용, 조직 문화, 브랜딩(branding)이라는 4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잡스의 리더십, 조직의 강점을 촘촘히 짚었다.

삼성을 포함한 타 기업 경영자들에 주는 이 책의 시사점을 축약하면 ‘창의적인 조직원을 뽑아 이들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하라’는 것. 저자는 1987년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한 공장에 애플의 조직문화를 성공적으로 이식한 사례를 들어 ‘어디나 적용 가능하다’고 말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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