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맞아 읽어볼 만한 책 20선’]<20>2030년 부의 미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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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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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년 부의 미래지도/최윤식 배동철 지음/지식노마드

《“역사상 최초의 자본주의적 투기는 16, 17세기 유럽의 강력한 국가로 부상한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다. … 예를 들어, 1624년에 거래된 ‘황제튤립’은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의 집 한 채 값과 맞먹는 가격에 거래됐다. … 튤립의 가격이 6000길더까지 뛰어올랐다.”
-최윤식(미래학자) 추천》

당시 네덜란드 목수의 1년 수입이 약 250길더였다. 튤립 투기의 결말은 무엇일까. 1637년 한 귀족은 요리사가 비싼 튤립 구근(뿌리)을 양파 덩어리로 알고 꿀꺽 삼키자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고 이후 매물이 쏟아져 나와 튤립의 가격은 원래 가격인 1길더로 폭락했다. 저자들은 17세기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았던 네덜란드의 사례를 들어 투기와 버블, 금융위기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요즘에도 이 같은 판결이 가능하겠냐는 의문과는 별개로 흥미로운 내용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인과 기업, 국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어떻게 미래의 부(富)를 창출해야 할까? 이 같은 물음과 답이 책의 핵심이다.

저자들은 미국의 금융위기를 들어 산업이 발전해서 소득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인한 자산가격 상승을 기반으로 소비를 늘리는 이른바 ‘부의 효과’는 끝났다고 말한다. 대신 미래는 새로운 소득 창출을 통해 부를 창조하는, ‘소득 효과로의 전환’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들이 전망하는 미래는 장밋빛은 아니다. 금융위기와 신기술 버블로 인해 향후 20년 이내에 최소 5번의 전 세계적인 경제 혼란이 온다는 것. 이들의 표현에 따르면 ‘월드 스패즘(world spasm·세계적 경련 현상)’이다.

현재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시스템은 음식을 조절할 수 없는 폭식증처럼 ‘신용(빚) 폭식증’에 걸려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진단이다. 각국은 폭식증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보다는 몇 푼의 빚을 토해내는 수준에서 위기를 넘기려고 하기 때문에 더욱 짧은 주기의 월드 스패즘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질서가 미국과 중국, 이른바 주요 2개국(G2)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하는 반면 저자들은 향후 20년 정도 글로벌 삼국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축, 중국과 인도 일본과 한국 등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권의 축, 그리고 유럽연합(EU)이다. “지금의 변화와 위기들은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가는 극단적인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옛 패러다임이 성장의 한계에 도달해서 드디어 새롭고 좀 더 발전한 사회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극히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산물이라고 이해한다.”

책의 전반부가 부를 중심으로 한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이라면 후반부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생존 전략에 할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이길 금융 방패 만들기, 과거의 부와 현재의 부를 관리하는 시스템 만들기, 부가 모이는 지식 시간 공간의 선점, 부와 성공의 미래 패러다임 읽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저자들의 주장은 에필로그의 짧은 문장에 담겨 있다. 오늘날 시간과 공간이 빠르게 압축하면서 전 지구가 하나의 열린 시스템, 즉 지속적으로 외부로부터 다양한 에너지, 물질, 정보를 흡수하는 상호 연결된 거대한 세계로 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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