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the Air]‘악녀일기 리턴즈’ 촬영현장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드레스 입고 웬 권투? 하기 싫어요”

“우리도 예쁜 것 하고 싶어. 왜 권투처럼 험한 것을 시켜요? 서커스 같잖아요.”(에이미·27)

“사람들 많다고 들었는데 별로 없어. 썰렁할 것 같아. 하기 싫어!”(바니·21)

20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장충체육관 대기실. 케이블 채널 올리브의 ‘악녀일기 리턴즈’ 출연자 에이미와 바니가 영화 ‘신부들의 전쟁’ 시사회 이벤트에 참가했다. 친한 친구 둘이 같은 날짜에 결혼식을 예약하고 다툰다는 영화 줄거리를 따라 미니 웨딩드레스를 입고 글러브를 낀 채 권투 경기를 벌일 예정이지만 둘은 내키지 않는 표정이다.

“알았어. 라운드별로 30초씩 줄여서 2분만 하자. 험하게 안 해도 돼. 춤추다 내려와도 되니까, 올라가다오∼.”

연출 김경수 PD가 둘을 달랜다. 글러브에서 냄새가 난다며 맨손으로 리허설을 한 에이미와 바니가 글러브를 끼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링 위에서는 여성 두 명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프로레슬링을 하고 있다. 한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의 팔을 죈다.

“꺄∼ 안 해!”

겁을 먹은 바니가 소리를 지르며 경기장 복도를 따라 도망간다. 에이미와 바니가 촬영을 하기 싫다며 버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박 10일로 예정됐던 미국 촬영 때 “그냥 집에 가고 싶다”고 우겨 8일 만에 돌아왔다. 늦잠을 자며 호텔 방문을 열어주지 않아 제작진이 4시간을 기다리다 배를 놓칠 뻔하기도 했다.

김 PD는 “두 사람이 연예인이나 다름없어 인터뷰하고 TV에 나오는 것은 좋아하지만, 촬영하기 싫을 때는 안 하겠다고 버틴다”고 말했다.

에이미와 바니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각각 ‘된장녀’ ‘무개념’. 프로그램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20대 여성의 일상을 담는다는 콘셉트여서, 둘이 솔직하게 행동하는 바람에 ‘안티’팬도 생겼다. 에이미는 “TV는 나의 한 모습을 과장해 담는데 마치 사람들이 나를 잘 아는 듯 친구나 가족들까지 욕하는 것은 싫다”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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