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못다한 이야기]⑩ 펜싱 남현희-경보 김동영-농구 정미란

입력 2004-09-16 17:36수정 2009-10-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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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분명히 다르다.” 2004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본 펜싱 여자 플러레의 남현희, 육상 남자 경보 50km의 김동영, 여자농구 센터 정미란(왼쪽부터). 이들은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박주일기자
“이번엔 아쉽게 만났지만 다음 올림픽 때는 영광의 주인공으로 다시 모일래요.”

2004 아테네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했던 육상 50km 경보 김동영(24·서울시청), 펜싱 여자 플러레 남현희(23·성북구청), 여자농구 센터 정미란(19·금호생명).

비록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출전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을 했다. 게다가 아직은 어린 나이. 4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주역이 되겠다는 부푼 꿈을 꿀 수 있었다.

한국 육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50km 경보 레이스에 뛰어든 김동영은 4시간5분16초의 기록으로 출전선수 54명 가운데 27위를 했다. 경기를 앞두고 올림픽 선수촌에서 화장실 문에 오른쪽 눈가를 부딪쳐 3cm나 찢어진데다 아테네의 무더위와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까다로운 코스 탓에 4시간의 벽을 깨는 데 실패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은 3시간58분. “날씨만 괜찮았으면 기록을 깰 수 있었을 텐데….”

당초 메달 후보로 꼽혔던 남현희는 16강전에서 세계 4위를 꺾으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8강전에서 오히려 세계 5위에게 패하며 탈락했다. “힘든 상대를 쉽게 이겨 다음 선수를 얕보고 방심했어요.”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김영호의 금메달로 펜싱이 관심을 모았다가 이번에 노메달에 그치는 바람에 더욱 속이 상했다.

여자농구 대표팀의 막내 정미란은 부푼 가슴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한국은 단 1승도 없이 6전 전패에 빠져 출전 12개국 가운데 최하위. “언니들하고 한번은 이겨보자고 다짐했는데…. 한국에 와서 고개를 들 수 없었어요.”

올림픽에서 귀국한 뒤 이들은 곧바로 훈련을 재개했다. 메달리스트들이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보며 더욱 이를 악물었다.

국내에는 전혀 대회가 열리지도 않는 50km 경보에 외롭게 도전하고 있는 김동영은 최근 강원도로 전지훈련을 다녀왔으며 1주일에 200km 가까이 걷는 힘든 스케줄을 묵묵히 소화하고 있다.

남현희는 모교 한국체대에서 하루 6시간씩 쉴 새 없이 칼끝을 부딪친다. 정미란 역시 팀 훈련에 합류했으며 19일에는 올 연말 시작되는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 대비하기 위해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종목은 모두 다르지만 이들은 한결 같이 베이징올림픽에선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올림픽을 통해 정상급 선수들을 알게 됐고 많이 배웠어요.

나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니 세계 10위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김동영)

“세계 정상의 선수를 보면 상대를 이용할 줄 아는 노련미를 갖춘 30대 전후가 대부분이에요. 4년 후엔 저도 그렇게 될 거에요.”(남현희)

“이번엔 대표팀에서 가장 어렸어요. 언니들도 이제 물러나고 어깨가 더 무거워요. 선배들이 세운 올림픽 은메달의 신화에 도전할래요.”(정미란)

지난 일은 가슴에 묻고 새롭게 출발한 그들의 표정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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