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룡의 부부클리닉]자녀 교육방식 차이 불화로 이어져

  • 입력 2004년 8월 8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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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부부는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당시 남편은 성적은 별로였지만 활달했다. 부인은 예쁘고 똑똑해 인기가 높았다. 지금 남편은 성공한 회계사가 됐지만 부인은 평범한 주부가 됐다.

불화는 자녀교육에 대한 의견 차이에서 비롯됐다. 박씨는 아이가 자유롭게 자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인은 그대로 놀게 내버려두면 다른 집 아이에게 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인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시키고 고급 유치원에 보냈다. 휴일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에 자주 다녔다.

박씨는 아내가 지나치게 아이들을 공부로 내몬다며 싫어한다. 공부는 자발적으로 할 때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자신도 고교 진학 후 공부의 필요성을 깨닫고 열심히 해서 성공하지 않았느냐는 해석이었다.

부인은 남편이 요즘 세상을 너무 모른다며 무시했다. 결국 박씨는 “내버려두자”며 가정에 무관심하게 됐고 부인은 남편의 도움을 못 받아 짜증이 늘어갔다.

면담에서 부인이 남편의 성공에 대한 무의식적 경쟁심이 있음이 밝혀졌다. 부인은 또 자신의 사회활동을 막았던 친정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었다. 결국 아이들의 성공을 통해 자신의 좌절감을 보상받으려고 했던 것이다.

필자는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학습에도 함께 참여하라”고 권했다. 부인에게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 아이들의 학습에 개입하되 가능하면 아이들의 친구를 모아 함께 지도하라”고 권했다.

그 결과 아이들이 먼저 달라졌다. 아버지의 관심을 받자 활발해졌고 어머니가 친구들까지 지도할 정도로 뛰어나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당연히 부부의 불화는 사라졌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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