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주말시대]세계의 시장/스위스 제네바

입력 2004-05-20 17:36수정 2009-10-0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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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뇌브광장에서는 주말이면 오전 일찍부터 장이 선다. 인근지역의 토산품과 수공예품이나, 치즈 소시지 같은 먹을거리 등 온갖 물건들이 이 곳으로 모여든다. 사진제공 캠프스튜디오

《유엔 유럽본부와 국제적십자위원회 등 국제기구가 집결된 제네바는 수도 베른보다도 더 유명한 도시. 특히 레만호의 아름다운 풍경과 도시를 메우는 다인종 다국적 사람들 때문에 제네바는 늘 인기 여행지로 손꼽힌다.

스위스는 어디나 아름답고 볼 만하지만 유럽 상권의 과거와 미래를 한눈에 보려면 뇌브광장에서 시작되는 뤼드그랑 쇼핑거리를 꼭 들러봐야 한다.》

○ 문화 산책 겸한 앤티크 쇼핑레만호는 제네바를 두 구역으로 나누어 놓는다. 코르나뱅역과 유엔유럽본부 등이 있는 신시가지와 시청, 생피에르사원이 있는 구시가지가 그것이다.

특히 구시가지는 옛 성벽의 안쪽에 형성돼 있어 중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시장과 앤티크 거리의 탐험은 구시가지의 뇌브 광장에서 시작된다. 광장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날이 좋으면 수백명이 노천카페에서 담소를 즐기며 쇼핑이나 즉석 퍼포먼스를 구경하기도 한다.

이 광장의 명물은 성 클레멘타인이란 이름의 작은 소녀상. 1974년에 건립된 이 소녀상은 우리네 ‘신문고’ 역할을 해주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제네바 시민들은 이 소녀상과 주변 나무에 주로 어린이나 여성이 당한 억울한 내용을 써서 고발하고 있다.

이 광장과 연결돼 있는 뤼드그랑의 초입에는 위대한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생가인 에스파스 루소가 있다. 이 부근의 도로는 폭이 좁고 돌이 깔려 있어서 대형차는 진입할 수 없다. 걸어 다녀야 하지만 반질반질한 돌바닥의 촉감이 재미있다.

광장은 수많은 다른 골목들과 연결된다. 골목에 있는 상점은 대부분 앤티크숍이나 장식용품점들로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유럽제품과 중국 인도 등의 동양제품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또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한 어린이용품점, 밀라노에서 수입한 종이로 만든 고급 문구용품점, 북유럽의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생활용품점도 눈에 띈다.

○ 쇼윈도에서 보는 과거와 미래

구시가 쇼핑거리의 고서점에서는 유럽 각지의 고서들을 만날 수 있다(위). 제네바 뇌브광장에서는 날마다 즉석 퍼포먼스가 열린다(아래). 사진제공 캠프스튜디오

하지만 가장 시선을 끄는 곳은 역시 고서점들. 유럽 전역에서 수집된 고서들을 좌판과 상점 안에서 만날 수 있다. 프랑스어권인 제네바의 특성상 프랑스 고서가 많고 영국 아일랜드 독일어권 고서도 볼 수 있다. 손으로 그린 세밀화를 삽화로 넣은 서적들이 인기가 있는 편인데 빛바랜 종이의 투박한 질감이 정겹다.

성피에르성당과 연결된 치킨스텝이란 샛길 계단, 작은 목조건물 2층에 자리한 디버티멘토 CD점, 1927년부터 만들었다는 북 바인더스 디자인 사의 고급 제품들, 스위스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최고급 면자수 제품들, 목제완구점인 피노키오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장난감들도 만날 수 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장인들이 만들어낸 모자나 핸드백, 올리브오일, 주얼리, 초콜릿 등의 전문점도 즐비하다. 광장을 중심으로 둘러싼 골목길의 상점만 무려 200여개. 각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제네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유럽 상권의 과거와 미래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광장을 중심으로 방사선으로 뻗어간 골목길들 끝엔 아이들을 위한 회전목마와 장터가 있으며 야외 체스를 즐기는 공원도 연결돼 있다.

○ 카루주의 주말 시장

주말과 화요일에만 열리는 재래시장인 카루주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시가전차를 타고 30분이면 도착하는 이곳은 스위스에서도 유명한 시계 장인의 아트숍과 자연차 판매점, 수제 모자점, 원예점, 기념품점 등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마켓 타운이다.

제네바 사람들도 일부러 짬을 내 들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평일에는 한산하지만 일단 주말이나 화요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장이 선다. 광장 바닥에는 각 점포의 번호가 돌에 새겨져 있고 시청에서 영업허가를 받은 노점상들이 정해진 자리에 좌판을 벌인다.

스위스의 유명한 치즈산지(아펜젤과 에멘탈 등)에서 운반해 온 다양한 종류의 치즈들과 먹을거리들이 펼쳐지고 스위스 전통 수공예품들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또 한쪽은 철지난 재고품이나 손으로 만든 장식품, 가구가 차지하고 시장 어디에선가 신나는 박자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퍼포먼스도 볼 수 있다.

주말 장터 외에도 골목마다 몇 대째 내려온 수공예점들도 들러보고 노천카페에서 스위스 대표맥주인 카디날로 목을 축이며 쇼핑 끝의 한가함을 즐기다보면 장인들의 마을이라는 카루주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정현 여행칼럼니스트 nolja@worldpr.co.kr

▼Tip▼

▽찾아가는 길=대한항공(1588-2001)이 주2회(화, 토) 취리히로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11시간45분. 취리히에서 제네바까지는 기차로 이동할 수 있다. 국내이동에는 횟수와 이동수단에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스위스 패스를 쓰는 것이 저렴하고 편리하다.

▽숙박정보=제네바는 국제적인 도시답게 내로라하는 특급호텔부터 작은 부티크 호텔까지 즐비하다. 하지만 이색 경험을 원한다면 마노텔(Manotel/www.manotel.com)그룹의 6개 호텔들을 권해본다. 1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한 작은 호텔들로 각각 독특한 테마로 꾸며졌다.

▽쇼핑정보=제네바의 상점들은 대부분 오전 10시에 개점, 오후 6시에 닫는다. 중간 점심시간(2시간) 동안 문을 닫는 곳도 많고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주말만 장이 서는 곳도 지역에 따라 오전에만 운영되는 곳이 많다. 일반 상점에선 400스위스프랑(약 36만원) 이상을 구입하면 외국인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스위스 전역의 주얼리, 명품브랜드숍, 박물관, 와인농장 등을 투어하는 ‘럭셔리 앤 디자인’ 테마프로그램이 인기다.

▽주변 관광지=그랑 거리에 자리한 루소 생가(www.espace-rousseau.ch)에서는 루소에 관한 25분짜리 오디오 비주얼을 볼 수 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연다.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는 성인 기준 5스위스프랑(약 4500원). 성피에르사원은 12∼13세기에 창건된 곳으로 종교개혁의 중심인물이었던 칼뱅이 약 25년간 설교한 곳으로 유명하다. 일요일 예배시간을 제외하면 어느 때라도 입장 가능하다.

▽문의=스위스관광청 한국사무소(02-739-0034, www.myswitzerl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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