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응의 미술과 시장]<22>어떤 미술품 어떻게 살까

입력 2003-03-02 18:56수정 2009-10-10 22:4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년 가까이 이 글을 연재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떤 미술품을 어떻게 사야 하느냐는 것이다.

‘어떤’은 미술품을 보는 안목을 묻는 것이고 ‘어떻게’는 장소에 따라 가격이 서너배씩 차이가 나는 한국의 후진적 미술품 유통구조에서 적정한 값에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질문이 지방 독자들로부터 쏟아지는 것을 보면 문화의 중앙집중에 따른 지방의 목마름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좁은 지면을 빌려 답하기는 어려운 질문이지만 더 이상 미루는 것은 책임회피 내지 직무유기라는 심리적 압박감이 커 감히 운을 떼어본다.

그림을 좋아하다 보면 좋은 그림 몇 점쯤은 손에 넣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막상 몇가지 의문과 맞닥뜨리면서 욕망은 시들해지고 만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 과연 돈을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인가. 지금은 내 마음을 사로잡지만 오래 두고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을까. 너무 비싼 것은 아닐까. 나중에 되팔 때 제 값은 받을 수 있을까.

꼬리를 무는 의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충고는 한결같다. 미술품을 보는 안목을 길러라. 많이 공부해라. 왕도는 없다.

이런 선문답은 초보자들에게 또다른 좌절을 맛보게 한다. 서점을 둘러 보아도 그 많은 미술서적 중에 미술품을 살 때 지침이 될만한 책은 찾을 수 없다.

그렇다. 안목을 기르는데 왕도는 없다. 그러나 요령은 있다. 숱한 시간과 열정, 돈을 들여서 시행착오를 겪어온 컬렉터들은 요령을 체득하고 있다. 성공한 컬렉터와 실패한 컬렉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필자는 20여년간 밀고 당기고, 차고 차이면서 미술품과 벌여온 애정행각(?)으로부터 얻은 알량한 경험과 숱하게 본 성공, 실패사례 그리고 국내외 미술시장의 역사를 통해서 느낀 바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미술을 전공한 분들 입장에서 보면 필자는 국외자이다. 그러나 비전공자라는 사실은 장점일 수도 있다. 미술품에 대해 보다 냉철한 머리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성공한 컬렉터나 화상들이 대부분 미술 전공자가 아니었다는 점에서도 감히 용기를 내본다. 아웃사이더의 순수한 열정이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미술품은 만든 사람의 혼이 담긴 지고한 정신세계인 동시에 미술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다. 살 때는 작가의 혼에 감동받아 사지만 언젠가 되팔아야 할 때를 생각하면 하나의 투자행위이다. 따라서 상품으로서의 특성, 국내외 미술시장의 동향을 알아야 하고 이런 속물적인(?) 관심은 미술품을 감상하고 소유하는 행위에 쏠쏠한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서울옥션 대표이사 soonung@seoulauction.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