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경]신록의 충주호반 감동의 드라이브

입력 2002-05-22 18:41수정 2009-09-18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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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순대교에서 바라본 구담봉. 기암절벽과 물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충주호반을 차로 달리며 앞과 뒤, 온 사방으로 펼쳐지는 푸른 녹음의 산하를 감상하는 호사를 누리는 그 순간, 이양하 수필 ‘신록예찬’이 떠오름은 그만큼 그이의 글이 당시 열여섯, 청춘 진입을 앞둔 까까머리 고등학생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음에 틀림없다.》

그 글대로 호수 건너편으로 겹겹이 두른 산악의 한 가운데 포진한 월악산의 마루금이 흐릿하게 드러난 5월의 하늘을 본다. 오락가락 비 뿌리는 잿빛 구름탓에 ‘어린애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은 볼 수 없었다. 그래도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은 낮게 깔린 구름과 젖은 대지에 적셔진 촉촉한 공기탓인지 진하고 싱그럽기만 했다.

그 바람 맞으며, 충주호 푸른 물 내려다 보며 구절양장의 꼬부랑길(597번 지방도)로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통행차량이 많지 않은 한적한 이 길. 아카시아 꽃내음 진하게 실린 5월 향기로운 바람을 음미하며 즐기는 신록 드라이브에는 ‘딱’이다.

출발점은 중앙고속도로의 남제천IC. 우측길로 내쳐 달린지 5, 6분쯤(4.4㎞) 다리(고교)를 지나니 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1.1㎞를 더 달리면 고개마루에서 삐죽삐죽 솟은 거대한 기암괴석 바위산(금월봉)을 본다. 시멘트회사측이 진흙채취중 발굴한 것인데 경관이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축소판 같았다.

금월봉을 지나면 ‘태조왕건 제천촬영장’이다. 왕건이 궁예휘하에서 수군을 이끌고 견훤군을 무찌른 벽란도 포구를 재현한 곳. 다음은 번지점프대(철골구조물)가 있는 청풍랜드다.

입구의 ‘만남의 광장’은 충주호의 명물 ‘수경분수’쇼(20분간) 감상포인트. 140m높이로 물이 치솟는다. 청풍대교(1.4㎞지점) 앞에서 길은 두 갈래. 옥순대교 건너 호수를 한바퀴 돈뒤 청풍대교 건너 청풍문화재단지로 되돌아 오기 위해 왼편 길(655번 지방도)로 접어든다.

꼬불꼬불 굽이굽이 호반도로의 한 코너를 돌아 나오는 순간. 가파른 산기슭 숲속에 숨듯 자리잡은 그림같은 별장들(‘클럽 이에스’의 리조트콘도·별도 기사 참조)이 보였다. 차몰고 달리다 보면 별장 한 채 짓고 살았으면 하고 꿈꾸게 마련인 이 호반. 부러움 아쉬움이 뒤섞인채로 탄식형의 감탄사가 새어나왔다.

그 ‘그림의 떡’을 뒤로 한 채 계속가면 옥순대교(길이 450m)다. 호안 양편의 기암절벽이 호수와 이루는 풍경. 압권이다. 그 오른 편이 귀담봉 옥순봉(단양팔경)이다. 다리 건너 만난 36번국도. 충주 제천(오른편)으로 방향잡고 월악나루(유람선 선착장)지나 송계계곡으로 내달렸다.

월악교에서 송계로 빠지는 597번 지방도는 월악산 국립공원(덕산매표소)을 지나 수안보온천으로 이어지는 길. 국립공원 매표소(동창교)를 지나 만수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경관이 빼어난 ‘만수골’ 입구. 골짜기의 ‘자연학습 탐방로’는 우리 강산에 피고지는 예쁜 들꽃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숲속의 꽃길. 눈속에서 꽃을 피우는 복수초부터 7, 8월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나리류까지 우리 들꽃 150여종(20만본가량)이 수시로 피고 진다.

빨간 꽃 이미 떨군 할미꽃은 하얀 머리칼을 풀어헤친 채 서 있었고 하늘매발톱은 하얀 꽃을, 작약은 꽃분홍의 함박꽃을 피우고 있었다. 금랑화의 앙증맞은 붉고 하얀 꽃도, 큰애기나리의 하얀 꽃도 탐스럽게 피었다.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 SS(부유물질) ‘제로’의 청정한 계곡물에서는 버들치도 보였다.

우거진 숲으로 하늘을 볼 수 없는 1.8㎞의 탐방로. 거닐다 보면 몸도 마음도 모두 신록의 푸르름에 젖어 피부는 물론 정신마저 ‘촉촉팽팽’해진다. 과연, 5월은 계절의 여왕이다.

제천〓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찾아가기 △손수운전〓영동고속도로/남원주JCT∼중부고속도로/남제천IC∼82번(우회전)∼597번 지방도∼청풍대교앞/655번 지방도∼클럽ES∼36번국도(충주 제천방향)∼월악나루∼송계∼월악산국립공원(사문리 매표소)∼미륵리. △대중교통〓①서울(동서울터미널)↔월악산국립공원(미륵리) 고속버스 운행(1만원). 02-453-7710. ②고속버스(서울↔충주), 시내버스(충주터미널에서 살미 송계행 충주교통).

▼함께 떠나요

충주호 신록드라이브코스를 두루 지나는 당일 패키지가 있다. 코스는 ‘왕건촬영지∼수경분수쇼∼청풍문화재단지∼월악산국립공원 만수골 자연탐방로’. 3만5000원. 승우여행사(www.swtour.co.kr) 02-720-8311

◆ 이색숙소

충주호를 사이에 두고 월악산과 마주보고 있는 큰 산 금수산. 회원제 콘도미니엄인 ‘클럽 이에스’(대표 이종용·사진)리조트는 그 자락 가운데 충주호 방향의 얼음골옆에 호수와 월악산, 그리고 주변의 첩첩산산 마루금이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전망좋은 산등성에 있었다.

콘크리트 대신 나무로 짓고, 주변 숲의 나무 보다 지붕을 낮게 지은 이 별장형의 콘도. 청평명월의 고장 제천의 고즈넉한 호반과 썩 잘 어울린다. 이같은 자연친화적인 접근방식이 이 리조트의 특징. 그러나 그 점은 외관 보다 내부에서 더욱 철저했다. 산기슭 비탈 바위에 걸쳐 있는 별장에서는 소나무 한 그루가 처마를 뚫고 서있고 야외풀이 있는 선텐데크의 마루바닥도 역시 소나무가 뚫은 형상이다. 나무를 자르지 않고 건물을 지은 것이다.

잔디밭에서는 토끼가 뛰놀고 양식당 비노로소의 출입문 뒤에서는 암탉이 알을 품고 있다. 온종일 수탉 홰치는 소리 들리고 연못에서는 오리가 헤엄친다. 연못가 잔디밭(로맨틱가든)에는 낭만이 흐르는 공간. 야외 바비큐 파티와 포크가수의 라이브공연이 주말마다 펼쳐지고 이어 늦은 밤에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등 영화도 상영된다. 실내 퍼브(Pub·일종의 바)에서도 매주말 라이브공연이 열리는데 지난주에는 재즈가수 이미배가 공연을 했다. 동적인 일반 리조트와 달리 이곳은 철저히 정적인 곳이다.

콘도미니엄 건물은 빌라형 별장형 고성형의 세 종류. 스위스의 알프스풍 샬레, 유럽의 지중해풍 건물이다. 발코니에서 서면 멀리 월악산군과 충주호가 한눈에 조망된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건물별로 스타일이 다르다. 때문에 들를 때마다 다른 분위기에서 지낸다. 가구와 소품은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서 수입한 것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쉬움이라면 철저한 회원전용 리조트인 탓에 회원이 아니면 이용하기 어렵다. ▼문의 △홈페이지 www.clubes.co.kr △본사 02-508-2323

제천〓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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