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속으로]시원스런 폭소에 담긴 핵전쟁 경고

  • 입력 2002년 4월 4일 17시 17분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냉전 시대의 ‘산물’을 DVD로 다시 보는 재미는 과연 어떨까. 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4년 영화인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는 컬러 영화가 인기를 끌었던 개봉 당시 흑백영화로 제작됐다.

화질이 뛰어난 DVD로 컬러가 아닌 흑백 영화를 보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다. 깔끔하고 정교한 흑백 영상의 색감이 컬러보다 오히려 리얼리티를 살려준다.

블랙코미디의 진수로 평가받는 이 영화는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에 핵전쟁의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큐브릭 특유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4대3의 화면 비율에 간간이 필름의 흠집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30여년전 영화로서는 평균 이상의 화질을 지원한다. 사운드는 당시 음향 기술의 한계상 돌비디지털 모노만 지원한다. 그렇지만 영화 전반의 공중 주유나 마지막의 핵폭발 장면에서 나오는 사진같은 선명한 영상과 컨츄리 뮤직이 인상적이다. 미국 대통령과 나치주의자 출신의 천재 과학자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영국출신 맨드레이크대령의 1인 3역을 맡은 피터 셀러스의 연기도 감상 포인트.

스페셜 피처(부록)도 풍부하다. 배우들이 직접 들려주는 작품과 큐브릭에 대한 에피소드와 핵무기 개발에 얽힌 이야기, 주연 배우인 셀러스와 조지 스코트의 인터뷰도 담아 소장가치를 높였다.

개봉 당시의 오리지널 영화 포스터와 출연진 소개, 예고편이 담겨 있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4개 국어로 더빙돼 있고 자막도 이들 4개 국어외에 한글 중국어 태국어까지 지원한다.

아무튼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핵전쟁의 공포가 세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내가 걱정을 멈추고 폭탄을 사랑하게 된 이유’란 이 영화의 부제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콜럼비아트라이스타 제작. 10일 출시 예정. 2만5000원.

김종래·파파DVD대표 jongrae@papadv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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