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해요]머릿속 사진 한장으로 남은 '98년 그 가을날'

입력 2002-01-31 13:50수정 2009-09-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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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는 중요한 기념일을 잘 잊는다’는 많은 여자들의 불평은 오해”라고 황윤기씨(28·대한항공 조종훈련생)는 말한다. 서로 기억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윤기씨의 경우 소중한 기억은 뇌리에 사진처럼 남는다.

96년 군복무 중 친구의 친구로 자연스럽게 김경숙씨(29·아시아나항공 승무원)를 만났다. 제대를 몇 달 앞둔 97년 겨울까지도 경숙씨는 도도하기만 했다. 윤기씨는 연락을 끊었고 그동안 군복무를 마쳤다.

복학을 준비하던 98년 어느 가을날 기대치 않았던 경숙씨의 전화를 받았다. “날짜보다는 그 친구의 전화를 받던 친구집 정원의 풍경, 처음 만난 장면, 공부하는 나를 배려해서 학교 앞 장충동 공원까지 만나러 와 주었던 모습들이 사진을 보는 듯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경숙씨는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윤기씨의 어린시절 막연한 꿈을 격려해 주었다. 윤기씨는 졸업을 앞둔 지난해 6월 대한항공 입사에 성공했고 결혼날짜를 잡았다. 98년 그 전화를 걸던 날, 경숙씨는 많이 아팠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윤기씨에게 감동했다. 이제 두 사람은 윤기씨 기억 속의 사진을 한 장씩 꺼내 경숙씨의 이야기와 오순도순 맞춰보는 일을 평생 할 수 있게 됐다. 결혼식은 3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새천년웨딩홀.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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