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와 놀아나다]'아트라스'의 원빈&'700-5425'의 장혁

  • 입력 2001년 12월 14일 16시 43분


배경음악이 뜨고 있다. '브라운 아이즈'와 '키스'의 곡이 등장하는 '아트라스'와 '700-5425' 광고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한꺼번에 사로잡는다. 게다가 독특한 청춘스타의 자리를 점하고 있는 원빈과 장혁의 사랑스토리라 더욱 흥미롭다. 원빈은 귀여운 터프가이로, 장혁은 섬세한 감성맨으로.

롯데제과 '아트라스'에서 원빈은 서서히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자의 핸드백을 낚아채 달아나는 소매치기를 쫓아가던 원빈. 성공적으로 가방을 회수하지만 벨이 울리는 핸드폰을 받자 여자의 냉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 너 죽고 싶어?' 엄청 세게 나오는 여자. 힘들게 가방 찾아왔더니 오히려 구박이네. 적반하장도 유분수. 여자는 원빈을 소매치기로 오해하지만 원빈은 그저 여자의 반응에 씨익 웃을뿐이다. 아무래도 이 여자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고 예감하면서.

브라운 아이즈의 '그녀가 나를 보네'가 울려퍼지는 밤거리. 가방을 찾으러 나온 여자는 원빈을 보고 코웃음을 픽 날린다. 그것도 모자라 핸드백으로 쾅 후려쳐버리는 터프한 여자. 인생 그렇게 살지마, 여자는 돌아서지만 원빈은 독백한다. 넌 모른다. 남자가 왜 사랑 앞에서 멍드는지.

얻어맞고도 혼자서 씨익 쪼개는 남자라. 남의 일에 끼어들어 사서 고생하고, 변명한마디 없이 우두커니 멍드는 남자가 요즘에도 있나. 말하자면 낭만적이면서 적절히 속으로 갈무리하는 터프가이 말이다. 이 투박하고 촌스러운 캐릭터가 원빈에겐 왜 이리 잘 어울릴까. 아트라스를 베어먹을 때 씰룩이는 그 특유의 입술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아트라스는 원빈의 터프한 매력과 브라운 아이즈의 곡이 빚어내는 하모니가 포인트다. 무뚝뚝한 캐릭터와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애틋한 음악. 이 광고로 브라운 아이즈의 앨범판매가 증가할 정도다. 연작으로 펼쳐내는 순차적인 사랑이야기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

휴대폰 음악메시지 700-5425 광고는 장혁의 색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우수어린 마스크였나 놀랄 정도로 고독과 상실의 정서다. 욕조와 거울이 놓인 쓸쓸한 방. 장혁은 옷을 벗어던지며 욕조로 걸어간다. 그때 들려오는 연인의 목소리. 이별한 연인인 모양이다.

'나 솔직히 네가 잘되는거 싫어. 나보다 예쁜 여자 만나 행복하게 잘 살면 어떡해. 그러다 날 정말 잊어버리면 어떡해'

이 메시지. 잘되지마! 저주하는걸까, 잊지 말라는걸까. 하지만 우리는 그 여자의 마음을 안다. 저 말은 아직까지 너를 깊히 사랑한다는 또다른 고백이라는걸. 장혁은 샤워물줄기를 맞으며 여자의 뒤늦은 마음을 듣는다.

막힌 마음이 물꼬가 트이듯 풀리는 남자의 표정. 장혁은 먼 길을 돌아 다시 되돌아오는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잡아낸다. 감성연기가 돋보인다. 호들갑떨지 않고 그저 그녀의 마음에 감동하고 고마워하듯이. 물에 젖어있지만 마음도 아마 그렇게 젖어들지 않았을까.

장혁이 듣던 메세지는 '키스'의 '여자이니까'에 나오는 나래이션이다. 이 곡은 신현준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손태영을 향한 사랑고백을 했던 사연이 있는 음악. 아무래도 연인들을 다시 이어주는 고마운 곡으로 부상하지 않을까?

김이진 AJIVA77@chollian.ne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