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열전]조주청씨 "전기 안들어 오는 곳만 갑니다"

입력 2001-06-13 18:37수정 2009-09-2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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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이면서 여행가로 널리 알려진 조주청씨(56). 20여년 동안 110여개국을 돌아다닌 여행전문가의 휴가 스타일은 어떨까.

“호젓한 곳을 찾아 나만의 체험여행을 하고 싶은데 집사람(권귀향씨·53·순천향병원 의사)은 관광지에 가서 편안히 쉬기를 원해요.”

여행을 ‘밥먹듯’ 하는 그 지만 일정이 빡빡해 온 가족이 함께 떠나는 휴가여행은 거의 갖지 못했다. 특히 부인과 휴가일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그동안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단 한 번 밖에 못했다.그래서 올 휴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부인과 함께 해외여행을 하려고 한다.

남들이 보기엔 ‘휴가가 직업’인 그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휴가는 남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연중 행사다. 모처럼 휴가 떠나려면 밤새워 청탁받은 여행원고 써놓느라 날밤을 샌다.

여유있으리라는 짐작과 달리 그의 생활은 무척 바쁘다. 그가 사무실(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나오는 시간은 오전 6시반. 인터뷰도 그 시간에 이뤄졌다. 1년에 5, 6차례 해외로 취재여행을 나가고 한번 나가면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장기체류한다. 또 한 달에 15개 정도의 신문 잡지에 여행기를 쓴다. “이제까지 안죽고 버틴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여행이 삶의 일부가 된 그에게는 휴가에 관한한 확고한 원칙이 있다. 그 ‘1호’는 “휴가철에는 절대 휴가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 모든게 비싸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아들까지 함께 떠나는 가족휴가는 봄방학 등을 이용했다. 휴가 원칙 ‘2호’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을 찾는다는 것. 문명의 때가 덜 앉은 곳에서 순박한 인심을 느끼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란다.

이 ‘여행박사’가 특별히 들려주는 여행 즐기기 요령 하나. ‘국내든 해외든 어디든지 가면 현지인과 동화돼 어울리라’는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현지인들이 입는 ‘론지’라는 치마를 입고 돌아다녔더니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미국인이 한복차림으로 한국에서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올해는 온 가족이 함께 체험여행을 떠나는 게 꿈. 그래서 부인과 직장인이 된 두 아들도 모두 휴가를 가을에 함께 떠나기로 약속했다. 행선지는 계곡을 뒤덮은 계단식 논의 풍경이 아름다운 필리핀의 산골 마을 바타드와 바나우에 일대. 물가도 싸고 인심도 후한 곳이라 들었다.

체험여행 말고 그가 휴가지로 강력 추천하는 곳은 호주다. 시차가 거의 없는데다 계절이 반대여서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연경관이 좋기로는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를 꼽았다. 그리고 골프를 치려면 아프리카 남단 남아공, 후덕한 인심을 느끼고 싶다면 남미 고원 안데스산맥의 인디오 마을, 정신적인 수행을 하고 싶다면 ‘세계의 지붕’ 티벳 등…. 끝없이 이어지는 그의 여행 이야기를 듣노라면 그의 ‘여행 득도(得道)’를 함께 느끼는 듯 하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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