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기상도/맑음]TV 스타 원빈, 영화에 접속

  • 입력 2001년 1월 10일 11시 14분


샐러리맨들은 구조조종이다 뭐다 해서 방출 위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을 테지만 영화계는 다르다. 경제한파의 무풍지대. 그곳은 지금 돈이 넘쳐나고 새로운 사람을 그리워한다.

유지태와 더불어 지난 한해 가장 신선하게 찾아온 얼굴 원빈. 그가 드디어 배우기근에 허덕이던 영화계에 지원군 역할을 맡았다. 그의 영화 데뷔작은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등을 연출했던 장진 감독의 신작 <킬러들의 수다>. 원빈은 이 영화에서 '수다 떠는 킬러'로 등장, TV에서 보여줬던 말 수 적은 남자의 이미지를 가셔낼 예정이다.

유지태가 영화로 시작해 영화로 부쩍 성장한 스타라면 원빈은 그야말로 TV 미니시리즈가 키워낸 스타다. 그런데 TV 탤런트가 영화에 접속해 성공한 사례가 있었던가 따져보면 그 답은 그리 쾌청하지 않다. 영화배우로 화려하게 안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많았다. 어차피 확률은 50대 50. 탤런트와 달리 영화배우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관객들을 극장 안으로 불러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TV 연기자보다 훨씬 큰 부담을 안고 있다.

한석규 이정재 정우성 장동건 이병헌 안재욱 심은하 고소영 전도연 김규리 신은경 등은 TV 스타로 출발해 영화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배우들. 이제 이들의 이름 앞에 영화배우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은 그리 어색하지 않다.

원빈이 어떤 큰 뜻을 품고 영화 출연을 결정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지만 앞서간 선배들처럼 그 역시 영화배우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는 스타가 되길 바란다. 배우기근에 허덕이는 영화계가 "TV와의 '인간 빅딜'에 성공했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인간 빅딜'의 성공여부는 <킬러들의 수다>가 개봉되는 여름쯤에나 알 수 있을 듯하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