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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자연 인간]'자연회귀를 위한 마스터플랜'

입력 2000-12-12 19:03업데이트 2009-09-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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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덴 해역은 제방을 쌓아 갯벌과 염습지를 농지로 바꿔놓았지만 국가를 상징하는 황새를 비롯해 조류의 3분의1이 멸종위기를 맞게 됐다. 현재 네덜란드 중앙 및 지방자치 정부는 전국토의 1.76%인 736㎢ 를 갯벌과 내륙 습지로 되돌려 놓기 위한 사업을 추진중이다. 북해 쪽에는 대형 방조제 2곳의 둑을 부분적으로 허물어 해수를 유통시키는 역간척사업이 이뤄졌다.

이같은 원칙은 네덜란드 정부가 90년 야심 차게 발표한 ‘자연회귀를 위한 마스터플랜’에 담겨있다.

마스터 플랜이 제시한 3대원칙은 △시장원리를 도입한 환경보호 및 에너지 사용 △중앙정부의 원칙유지 및 지방정부의 책임정책 △시민의 환경권 인정 및 자율적인 환경분쟁 해결.

네덜란드 국민은 환경문제도 시장의 힘을 빌려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헤이그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정부가 가격보조를 통해 청정에너지 개발을 유도하는 것도 깨끗한 환경유지와 함께 ‘환경을 산업으로 이끌어 환경보조금을 마련한다’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네덜란드 경제부의 바이오에너지 개발 전담 부서(www.novem.org)도 이렇게 생겨났다.

반 다이크 박사는 “세제혜택, 보조금 지급 등을 최대한 동원하는 정책을 통해 앞으로 3년 동안 바이오에너지를 집중 개발해 기술을 수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환경부는 ‘그린 펀드’도 조성중이다. 환경개선 사업이나 환경기술 개발을 위한 은행대출에는 통상 대출금보다 금리가 1%포인트 낮다.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연간 20억길더(약 1조원) 가량이 보조금으로 지급된다.

정부는 앞으로 회계장부상 ‘조작’도 용인해 주기로 했다. 통상 7년 동안 나눠하도록 돼 있는 투자시설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앞당겨 계산해서 사업 초기에 세금 납부액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이크 박사는 “결국 환경사업은 투자금액의 25∼35%의 보조금 혜택을 받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수도 헤이그 중앙역 부근의 환경부 건물 로비에 걸린 ‘경제를 위한 환경, 환경을 위한 경제’라는 표어는 “명분만으로 환경정책을 이끌 수는 없다”는 정부방침과도 맞물려 있다.

그러나 유럽의 환경 모범국가인 네덜란드의 환경정책은 ‘국토개발 우선―환경보호 강조―시장개념 도입’을 거치며 다소 혼란이 남아있는 상태다.

네덜란드는 98년부터 독일 덴마크와 공유하는 북부해역의 27만ha 습지에 매장된 천연가스 개발을 놓고 정부, 가스개발회사,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이 격론을 벌이고 있다. 네덜란드판 ‘펠리컨 브리프’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로열더치쉘 등 가스회사들은 “개발을 포기하면 20억길더(약 1조원) 이상을 날린다”며 ‘개발 후 보호’를 주장하고 있다. 쉘의 홍보부서측은 “개발이익의 일부를 환경보호에 투입하겠다”며 지역주민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선거를 의식한 지방정부와 보스엔즈(www.bothends.org) 등 환경단체는 “문제의 지역은 수만 종의 플랑크톤과 40%가 진흙 습지로 이뤄진 천혜의 환경으로 각종 물새가 날아들어 1984년 람사협약에 가입된 장소”라며 “습지 파괴 가능성이 높은 개발은 절대 불가”라고 맞받아 치고 있다. 빔 코크 총리는 “환경 파괴나 땅의 가라앉음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굴착해도 좋다”는 아리송한 조건부 입장만 밝히고 있다.

지역주민이나 환경단체의 발언권이 강한 것은 80년대 이후 네덜란드 법원의 친환경적 판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화학공장의 폐수방류로 직접 피해를 보지 않았더라도 ‘환경파괴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덜란드 환경부의 반 데르 마리 변호사는 “네덜란드 각 지방법원에 환경전담 재판부가 설치돼 있어 개인간 환경관련 분쟁에서 기업 또는 국가상대의 소송 등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이그〓김승련기자>srkim@donga.com

▼싸고 오염배출 없는 '청정에너지'전폭 지원▼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는 덴마크와 함께 세계 풍력발전의 수도로 꼽힌다. 규모로는 독일 미국보다 작지만 연간 1000㎿ 이상을 생산해 1인당 풍력발전 수준은 단연 선두다.

풍력의 장점은 연료가 필요 없고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탄산가스 배출은 곧 추가비용’이란 개념이 도입되면서 풍력의 경제적 가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네덜란드 경제부 에너지연구소(NOVEM) 콴트 박사는 “최근 네덜란드 북부 해안을 따라 보급된 1.5㎿급 발전기는 동일한 발전능력을 갖는 화력발전소에 비해 1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00t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자랑했다. 풍차터빈의 전기를 모으는 발전시설에는 20평 정도가 필요할 뿐이다.

풍력발전의 본격 도입을 가로막았던 것은 소음. 최근에는 톱니를 사용하지 않는 ‘침묵 터빈’이 개발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NOVEM 로비에 마련된 풍력에너지 안내기구의 스위치를 누르면 ‘쉬익 쉬익’하는 소리가 난다. 풍차 터빈이 설치된 곳으로부터 50m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소리를 실제로 들려주는 장치로 소음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낮은 생산단가도 풍력발전의 매력. ㎾당 생산단가가 85년 25센트(300원)에서 5센트(60원)까지 떨어졌다. 100m 높이의 철제탑에 지름 50m(무게 50t)의 터빈을 얹을 수 있게 되면서 대용량화에 성공한 탓이다.

네덜란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풍력사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네덜란드 정부는 정부기구나 국영기업체가 구입하는 풍력전기를 시장가격 이상으로 구입하는 형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콴트 박사는 “풍력은 바이오매스(석탄대신 정원쓰레기, 잡목을 이용한 화력발전), 태양력발전과 함께 온실가스를 없애는 가장 값싼 대책의 하나”고 평가했다.

<헤이그〓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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