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포커스]『클래식음악 위기 구원의 길 있나?』

  • 입력 1999년 2월 10일 18시 59분


“클래식 음악계의 상업적인 위기에 구원의 길은 있는가.”

최근 영국의 권위있는 음반전문지 ‘그라머폰’ 인터넷 사이트는 잡지 창간 75년을 맞아 이런 충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라머폰 사이트는 27명의 음악계 인사들에게 질문을 보낸뒤 답신을 취합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라머폰이 질문을 보낸 이유는 최근 클래식 음반업계가 매출 순익 등 규모면에서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 82년 CD가 등장하면서 폭발적인 신장세를 이뤘던 클래식 음반의 판매고는 90년대 중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질문을 받은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평론가 레브레히트는 “청중이 떠나고 사회의 지원도, 음악시장도 줄어들었으며 문명사회에서 고전음악이 갖는 중요성이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고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대처 전 영국수상이나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에게 음악 얘기를 꺼낸다면 그들은 고전음악 얘기로 알아듣겠지만 블레어 영국수상이나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록음악 얘기를 할 것”이라고 고전음악의 영향력 감소를 우려했다.

반면 비관은 이르다는 견해도 등장했다. 음반기획자 필라바키는 “CD의 성공이 역설적으로 오늘날 음악산업의 위축을 불러온 것”이라며 “시장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지금 CD시장은 포화상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팝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는 사람들의 취향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악가들이 ‘낯선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므로 적극적인 새 시도로 이같은 두려움을 깨야한다는 것이다.

현대음악에 대한 비판도 등장했다. 평론가 토크는 “지난 90년간 작곡가들이 다른 문화와 관련있는 음악 작곡을 중단했기 때문에 고전음악은 죽어가게 된 것”이라며 “비난받아야 될 사람들은 작곡가”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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