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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작가/박화영]치열한 생명의지 기발

입력 1997-12-26 08:44업데이트 2009-09-26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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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매체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탁 트인 창문 너머로 펼쳐지는 올림픽공원의 호수와 숲. 서울 송파구 방이동 작업실에서 젊은 여성작가 박화영(30)은 그 경치만큼 시원하게 첫마디를 꺼냈다. 회화 조각 설치 등의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주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재료와 방식을 선택한다는, 새로운 시각예술가로서의 패기와 자신감. 그가 아직 젊기 때문일까. 경력이나 작업 내용을 보면 그 말에 수긍이 가기도 한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마친 그는 94년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 「신조형(New Forms)」과를 졸업했고 뉴욕대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연출 조명 시나리오까지. 지난해는 미국 현대예술연구소가 세계 각국의 추천을 받아 연구지원을 하는 「PS1」국제스튜디오프로그램 한국선발자로 보냈다. 그의 작품속에는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자연물에서부터 사진과 필름, 레이저 등 공학기술까지 두루 등장한다. 그는 올해 뉴욕 엑시트아트미술관과 필라델피아대학 미술관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지명도 높은 전시관에서 열린 두 번의 해외전은 외국의 큐레이터들이 직접 기획한 것이었다. 이때 그는 「비상」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깃털을 붙인 두개의 필름을 빠르게 돌린다. 벽 위에는 경련하는 듯한 날갯짓이 펼쳐진다. 『아주 약하고 가녀린 것들이 지니는 생명력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약한 생명을 지니고 있지만 그 생명의지는 강합니다.약한 것들의 강인함…. 생의 절실함을 예술을 통해 타인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깃털, 얇은 휴지 등 부서지기 쉬운 소재들을 즐겨 쓰는 그의 작업은 고독한 존재에 대한 자각에서 출발해 생명의지로 나아간다. 전문가들은 그의 작품을 「타인과의 감성적 유대를 통한 극복」으로 평가한다.『말이나 기호를 통하지 않고 공동체험을 통한 절대교감, 이것이 미술이 할 수 있는 힘이라고 믿습니다』 추운 겨울, 그는 최근 집을 나온 개를 쫓아다니며 사진작업을 하고 있다. 기발함과 과감함.그의 시각은 젊기에 독특하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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