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도시화… 위험 속에 놓인 ‘인류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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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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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개국 911곳 세계유산 등재
이 중 34곳은 ‘위험유산’ 분류

‘오유브이(OUV).’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말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 표현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의 약자다. 양적으로 유일하거나 희귀한 유산 가운데 이 가치를 인정받아야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다. 유네스코가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 보호 협약’을 제정한 이래 이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모두 187개국. 협약의 기준에 따른 세계유산 선정 작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151개국 911점의 세계유산이 리스트에 올랐다.

매년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총회는 각국이 자국의 유산을 이 리스트에 등재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는 현장이다.

하지만 심사 대상인 후보 유산은 1년에 45개로 제한돼 있는 데다 심사과정도 엄격하다. 각국이 등재를 신청하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나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같은 유네스코의 자문기구가 소속 전문가들의 현장 방문 및 가치 분석, 관리 실태 조사 등을 바탕으로 등재 ‘권고’나 ‘보류’ ‘반려’ 등의 의견을 올린다. 이를 바탕으로 21개 위원국이 등재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3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합친 ‘복합유산’이 늘어나면서 세계유산의 개념과 범위가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상당수가 유럽과 북미지역에 치우쳐 있어 국가 간 편차와 불균형 문제가 제기된다. 이달 초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34차 세계유산총회에서는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세계유산은 문화 역사적 가치가 아닌 국력이 기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세계유산 중 34개는 보존 복구 작업이 시급하거나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World Heritage in danger)’으로 지정돼 있다. 탈레반이 폭파한 아프가니스탄 바미안 석굴, 전쟁으로 파괴된 이라크의 유산들이 대표적이다. 오랜 내전에 시달려온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5개의 자연유산이 전부 위험유산 리스트에 올라 있다. 이런 유산들은 유네스코의 긴급복구 자금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성벽, 폴란드의 비엘리치카 소금광산 등은 지속적인 보존 복구 작업을 통해 위험유산 리스트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 사례다.



브라질리아=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이 시리즈 기사는 유네스코의 협조하에 동아일보의 판단과 관점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대한 일반 정보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whc.unesco.org)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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