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잿밥싸움에 치부 드러났다… 승려 8명 호텔서 억대 밤샘 도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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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승려가 몰카 동영상 고발
백양사 주지 인선 갈등 연관說… 총무원 간부 6명 일괄 사퇴


▲동영상=‘승려 억대 도박’ 파문 몰카 영상 공개
부처님오신날(28일)을 앞두고 조계종 소속 승려들이 도박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조계종 총무원 간부들이 사퇴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10일 오전 총무원 부·실장 스님 6명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표를 낸 총무원 간부는 총무부장과 기획실장, 재무부장, 사회부장, 문화부장, 호법부장이다.

조계종은 조속한 시일 내에 대(對)국민 참회의 내용을 담은 선언과 함께 사표 수리 등 인적 쇄신을 단행할 방침이다. 조계종 총무원 홍보팀은 “검찰 조사와는 별도로 호법부를 통해 이번 사건의 경위를 자세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 출신 성호 스님이 낸 고발장을 이날 접수하고 관련 서류 검토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 사건을 보내 수사 지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고발인과 피고발인 일부의 주거지 및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전북과 전남 지역이어서 해당 지역으로 이첩할 수도 있다.

성호 스님은 고발장에서 “승려 8명이 4월 23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전남 장성군의 한 관광호텔 스위트룸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4일 백양사에서 고불총림 방장 수산 스님의 49재를 지내기 위해 이곳에 모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호 스님은 고발장과 함께 몰래카메라로 도박 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검찰에 제출했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8일 대웅전에 염불을 드리러 갔는데 불상 앞에 USB 휴대용저장장치가 놓여 있어 확인해보니 조계종 소속 승려들이 도박판을 벌이는 장면이 있어 고발하게 됐다”며 “누가 놓고 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동영상에 5만 원권 지폐가 수북이 쌓여 있어 판돈이 수억 원이라고 추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동영상에는 도박판을 벌인 스님들이 밤새워 술을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담겨 있다.

이번 고발 사태는 불교계 내부에서 백양사 주지 등의 인선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을 벌이다 불거졌으며 결국 조계종의 치부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채널A 영상] 술-담배에 억대 도박까지…조계종 ‘충격’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종교#불교#조계종#승려 억대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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