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선거운동에 3조9500억원 쏟아부어… 사상최대 ‘돈선거’

신석호특파원 입력 2014-11-04 03:00수정 2014-11-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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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 마지막 유세 총력전… 민주, 흑인-여성 지지층 투표 호소
오바마 “공화당, 이민개혁 막아”… 공화는 ‘오바마 실정론’ 집중 부각
“워싱턴의 진정한 리더십 원해”… 인종차별-흠집내기 비방전 기승
“투표하라, 아니면 죽어라!(Vote or Die!)”

미국 중간선거를 이틀 앞둔 2일 마지막 휴일 유세에 나선 콜로라도 주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렇게 결연한 문구가 적힌 배지를 달고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방 상원마저 공화당의 수중에 들어갈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지자 흑인, 여성 등 전통적인 지지층에게 투표에 참여해 줄 것을 적극 호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애틀랜타 주의 흑인 밀집지역에서는 올해 8월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크 브라운마저 선거에 동원됐다. 민주당 흑인 선거운동원들은 흑인 유권자들에게 “마이크 브라운은 투표를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고 적힌 스티커를 나눠줬다.

임기 2년을 앞두고 실질적인 ‘여소야대’의 절름발이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코네티컷 주의 민주당 주지사 후보 유세 연설에서 “공화당은 이민개혁을 막고 있다”며 “그것이 연방 상원을 민주당이 차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 유세 자리로 옮겨 5500여 명의 청중을 향해 “여러분들은 이틀 뒤에 미래를 선택하게 된다”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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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은 ‘오바마 실정론’을 부각하며 막판 승기 굳히기에 주력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켄터키 주)는 1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어려운 시대에 미국인들은 워싱턴의 진정한 리더십을 바란다. 문제만 더 악화시키는 효과 없는 아이디어들은 필요하지 않다”고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다.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폭스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화당에 ‘엄청난 해(big year)’가 될 것”이라며 “우리(공화당)는 상원과 하원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방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막판 비방 광고전도 기승을 부렸다.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한인 교포 영 김 씨(여) 측은 지난달 31일 e메일 호소문을 보내 “섀런 워크 시우바 현 하원의원이 경쟁자인 김 후보의 사진 옆에 ‘(그녀는) 우리의 일원이 아니다(Not one of us)’라는 문구가 들어간 선거홍보물을 유권자들에게 보냈다”며 “인종차별적인 선거운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10억 달러(약 1조600억 원)의 TV 광고비가 들어간 이번 선거에서 사실이 아닌 비방광고가 판을 쳤다”며 대표적인 10대 사례를 소개했다. 상대방 후보가 불법 이민자에게 사회보장을 해주는 법안에 투표했다거나 지역 관심사업에 반대하는 사업자에게서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책임정치센터(CRP)’는 각 정당과 단체, 개인 등이 이번 중간선거에 약 36억8000만 달러(약 3조9500억 원)를 쏟아 부어 역대 선거 중 최대 규모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부자들이 ‘슈퍼팩(PAC·정치활동위원회)’ 등을 통해 은밀하게 지원하는 ‘다크 머니(dark money)’ 등을 포함하면 액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중간선거 ::

미국은 대통령 선거일과 대통령 당선 2년 뒤 번갈아 연방 상·하원 의원, 주지사, 시장, 주 의원 선거를 실시한다. 이 중 대통령 당선 2년 뒤, 즉 임기 중간에 실시되는 선거를 ‘중간선거(midterm election)’라고 한다. 선거일은 11월 첫째 월요일이 있는 주의 화요일로 올해는 11월 4일이다.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 1,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절반가량 등이 대상이다. 하원의원은 임기가 2년이어서 선거 때마다 전 지역구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상원의원과 주지사 임기는 각 6년, 4년이어서 임기가 끝나는 지역에서만 선거를 치른다. 올해는 상원의원과 주지사가 각각 36석의 주인을 가리게 된다.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만큼 대통령과 집권 세력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미국 역사에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2기 중간선거에서 대부분 패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선거#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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