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태광회장 영장 “차명계좌 7000개… 비자금 3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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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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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424억 빼돌린 혐의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19일 400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사들여 회사에 300억 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49·사진)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방대한 자금 흐름 추적 등을 통해 이 회장 측이 차명계좌 7000여 개와 차명주식을 통해 30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 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회장의 구속 여부는 21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검찰은 이 회장의 신병 처리 문제가 결정되면 3개월 동안 이어온 태광그룹 수사를 다음 달 초 마무리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태광산업의 제품 생산량을 조작하고 세금계산서 없는 ‘무자료 거래’로 제품 일부를 빼돌리는 방법으로 총 424억2740여만 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계열사 소유인 한국도서보급㈜ 주식과 그룹 소유 골프연습장을 헐값으로 사들여 회사에 382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태광그룹 계열사 티알엠·THM의 이성배 대표(54)와 템테크 배모 상무(50) 등 임원 2명에 대해서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각각 무자료 거래를 통해 88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공사대금을 부풀려 38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실질적인 비자금 운영자로 알려진 이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3)에 대해선 “아들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고령인 점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할 때에 그룹 비자금을 관리하고 협력회사에 계열사 자금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동옥 여천NCC 대표(63)에 대해 조만간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홍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계열사 자금 부당 지원 등을 지시한 의혹이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문제도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홍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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