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국가의 표본으로 삼기엔 북한만 한 곳도 없다. 과거 탈북했다가 북송됐던 개인적 경험을 떠올려 봐도 그렇다. 당시 난 교화소에 끌려갈지,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갈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조사관들은 “너는 김일성대 졸업생이라 훨씬 크게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다. 아마 …
김주애 우상화가 점점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15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3차례에 걸쳐 ‘향도의 위대한 분들께서’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북한에서 ‘향도자’는 지도자를 의미한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3명에게만 허락된 수식어이다. 이를 주애에게 썼다는 것은 김정은이 11세 …
북한은 한줌도 못 되는 패거리가 똘똘 뭉쳐 나라를 나락으로 끌고 간 역사적 사례다. 한때의 투쟁 경력을 훈장으로 내건 인간들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사례도 북한에서 찾을 수 있다. 김일성이 소련 88여단 대대장일 때 거느렸던 한인 부하는 60여 명이었다. 김일성은 광복…
지난해 10월 중순 북한 각 기관, 기업소의 노동당 책임자와 행정 책임자들이 밤 10시에 시군 당위원회에 긴급 호출됐다. 이들에게 하달된 것은 최고사령관 명의의 긴급 명령이었다. 내용은 학생과 연로보장(은퇴) 노인을 제외한 모든 성인 남성에게 24시간 안에 포탄 상자 2개씩을 만들어 …
새해 벽두부터 대외적으로 ‘동족·통일’ 개념을 지우겠다고 호기롭게 선언한 김정은이 내부적으로는 ‘지방 발전 20×10 정책’으로 인민생활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매해 20개 군에 앞으로 10여 년간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전국의 모든 시군과 전국 인민…
‘징검다리’ ‘돈줄’ ‘동네북’. 기분 나쁘지만 북한에 한국의 용도는 위의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징검다리는 미국에 접근하기 위해 한국을 이용한다는 의미다. 대표적 사례가 2018년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뒤 관계 회복 가능성을 엿본 북한은 한국을 징검다리로…
올해 설날은 김정은에게 예년보다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일주일 뒤면 김정은은 만 40세 생일을 맞이한다. 공자는 마흔을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불혹(不惑)’의 나이라고 했지만, 그가 2500여 년의 세월을 지나 현대 사회에 온다면 분명 자기 말을 수정했을…
김일성종합대학 2학년 때인 1994년 겨울, 나는 평양고사포병사령부 122여단 5대대 1중대 대원이 됐다. 북한 대학생들은 2학년 때 대공포 부대에서 6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하고 예비역고사포병지휘관 자격을 받는다. 내가 간 중대엔 57mm 대공포 8문이 있었다. 첫 보직은 장탄수였다.…
남북 사이엔 군비경쟁이란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 경쟁은 비슷한 상대끼리 하는 것이다. 지난해 무역액 1조4151억 달러를 기록하고, 국방비로도 500억 달러 가까이 쓰는 대한민국과 지난해 무역액 15억 달러를 기록한 북한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북한은 여전히 한국을 도발…
내 고향은 한반도 최북단 바닷가 마을이다. 약 50m 너비의 백사장이 끝나는 곳에 고향 집이 있었다. 파도 소리를 자장가로 알고 자랐고, 매일 문을 열면 탁 트인 바다가 맞아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늘 궁금했던 것이 있었다. ‘이 바다 건너에는 무엇이 있을까.’ 성장하면서 세계지도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북한 땅굴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이 무력화해야 할 하마스의 땅굴이 북한의 기술로 건설됐다는 보도도 나온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북한이 기술을 수출할 정도로 대단한 땅굴 건설 실력을 갖고 있는지 착각할지 모른다. 현실은 어떤가. 공교롭게 북한은…
북한 공군을 찬양하는 전면 기사가 14일 노동신문에 게재됐다. 불과 한 달 반 전인 8월 28일 김정은은 “앞으로는 육해공이 아니라 해육공이라고 불려야 한다. 해군이 자주권 수호에 제일 큰 몫을 해야 한다”며 해군을 격찬했다. 공군이 불만을 가질 수 있으니 부랴부랴 공군을 다독이려 한…
북한에서 한국 축구가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자랐다. 월드컵 녹화 중계 때에 3개 팀만 공개되는 조가 늘 있었는데, 미국 일본도 공개하면서 한 개 나라만 못 한다면 당연히 남조선일 게 뻔했다. 자라는 내내 월드컵엔 늘 3개 팀만 공개되는 조가 꼭 있었다. 매번 월드컵에 나갈 정도면 축구 …
73년 전인 1950년 9월 11일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미군 대함대가 일본을 출발했다. 7만5000여 명의 병력에 261척의 해군 함정이 투입됐다. 이 작전으로 전세가 완전히 바뀌고, 대한민국은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북한은 인천에서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 세계가 폭염으로 헐떡거리고 있다. 미국 과학계는 얼마 전 올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확률이 99%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달은 기상관측 174년 이래 가장 더운 7월로 이미 기록됐다. 10년, 20년이 지나면 올해 폭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