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취임한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22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겉으로는 골육종 투병 중인 남편을 간호하겠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란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그를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만이 커 사실상 경질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DNI는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등 미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개버드 국장은 이날 X에 “공직에서 물러나 남편 곁을 지키겠다”며 다음 달 30일부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트루스소셜에 개버드 국장이 “놀라운 일을 해냈다”며 사임 의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마이클 엘리스 CIA 부국장, 엘리스 스테파닉 공화당 하원의원 등이 새 DNI 국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새 국장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거칠 때까지 에런 루카스 DNI 부국장이 조직을 총괄하기로 했다.
개버드 국장은 1981년 태평양의 미국령 사모아섬에서 태어났다. 이라크전 참전 용사이며 2002년 하와이주 하원의원에 뽑혔다. 2022년까지 미국 민주당에 몸담았지만 2024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개버드 국장은 정계 입문 초기부터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등을 적극 두둔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의 주요 근거로 제시한 ‘임박한 이란의 핵 위협 제거’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3월 이란 핵 의제에 관해 개버드 국장이 자신보다 “온건하다”고 주장하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란 전쟁의 장기화로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면 전환을 꾀하기 위해 장관 경질 카드를 꺼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당사자와 여론의 반발이 적을 것으로 여겨지는 여성 각료를 손보려 한다는 것이다. 개버드 국장 외에도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장관, 팸 본디 전 법무장관, 로리 차베즈더리머 전 노동장관이 최근 잇따라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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