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군사원조 중단에 결국 무릎… “트럼프 리더십 아래 휴전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5일 17시 47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5.03.01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5.03.01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상·하원 의회 합동연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광물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나올 준비가 되어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보다 더 평화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는 편지 내용을 소개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초 입장을 바꿔 광물 협정 체결을 포함한 미국 측 요구 수용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손을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8일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지 나흘만이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이 전면 중단되자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트럼프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평화를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조할 뜻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X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편지 내용대로 미국과 광물 협상에 응할 방침을 밝히며 일부 전장에서의 휴전도 제안했다. 그는 “첫 단계는 포로 석방과 하늘에서의 휴전이 될 수 있고, 러시아가 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즉시 바다에서의 휴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공중과 해상에서 한 달간 휴전을 제안했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지원한 것들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해 상황이 바뀌었음을 기억한다. 우리는 이에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언쟁을 벌이며 미국의 지원에 제대로 감사를 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파국으로 끝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워싱턴에서의 만남은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이라며 “이제 바로잡을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의 협력과 소통이 건설적이기를 바란다”며 화해의 뜻을 전했다. 광물 협정에 대해선 “우크라이나는 언제든 어떤 방식으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요구대로 안전 보장 없이도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 등 전략광물의 채굴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동시에 우리는 러시아와도 진지한 논의를 했고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받았다”며 “정말 아름답지 않나”라고 말해 종전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젤렌스키#트럼프#광물협정#협상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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