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감옥 갇혔다”…멕시코서 韓여성 노린 ‘로맨스 스캠’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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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26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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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멕시코 대사관 제공
주멕시코 대사관 제공
최근 멕시코에서 한국에 있는 여성을 속여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연애 빙자 사기(로맨스 스캠)’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주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은 25일(현지 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이런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억대에 이르고 있다며 유사 범행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외교 당국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에 거주하는 40대 한국인 여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멕시코에 거주하는 A 씨를 알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메시지를 지속해서 주고받았다.

A 씨는 SNS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젊은 남성이라고 소개하며 여권, 운전면허증, 회사 사원증 등을 보내며 신뢰를 쌓았다고 전해졌다. 그러던 A 씨는 “멕시코에서 소매치기 당했다”, “돈이 없어 호텔에서 쫓겨났다”, “억울하게 교도소에 갇혔다”는 등의 말을 했고 이 과정에서 여성은 A 씨에게 호텔비 등의 명목으로 5000만 원 가량의 돈을 이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A 씨와 연락이 끊기자 놀란 여성은 멕시코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 거주하는 다른 40대 여성도 대사관 측에 ‘채팅으로 알게 된 1991년생 한국 남성이 멕시코시티에서 강도를 당했다’며 후속 조처를 요구했지만, 해당 남성의 사례도 거짓이었다. 또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는 멕시코 여권을 위조한 남성에게 1억 원 상당을 송금했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외교 당국은 “이는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 범행”이라고 강조했다. 로맨스 스캠은 로맨스(연애)와 스캠(신용 사기)의 합성어로, SNS 등에서 연인을 찾는 것처럼 위장해 여성에게 접근한 뒤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이다.

배영기 주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 경찰 영사는 “용의자들은 패션업계나 외국계 은행 종사 같은 그럴싸한 직업을 내세워 호감을 산 뒤 돈을 가로챘다”며 “유사 사례를 인지하면 즉시 한국 수사기관에 신고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또 “특히 피해를 보고도 용의자를 믿고 계속 돈을 보낼 가능성도 큰 만큼 가족인 친구들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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