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지진 피해 큰 반군지역 국경폐쇄… 구조작업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8일 17시 55분


코멘트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국경 지역인 시리아 이드리브주 하렘에서 민방위대와 보안군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3.02.07. [하렘=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국경 지역인 시리아 이드리브주 하렘에서 민방위대와 보안군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3.02.07. [하렘=AP/뉴시스]
2500명 넘게 숨지는 등 극심한 지진 피해를 입었음에도 시리아 정부가 국경을 개방하지 않으면서 국제사회의 지원 인력과 구호물품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 지역 주민 90%가 극심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알레포 하마 라타키아 등 이번 강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 북서부 주요 도시에 국제사회 구조 손길이 거의 닿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터키) 남부에서 반군이 장악한 이들 지역으로 가는 유일한 수송로가 지진으로 차단되면서 외부 지원이 사실상 중단된 탓이다.

NYT에 따르면 13년째 내전이 진행 중인 시리아에서 뱌사르 알아사드 정권과 군사적,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러시아는 2021년 반군 세력이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로 향하는 국경을 모두 차단했다. 단, 해외 구호단체가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국경 통로로 바브 알하와(Bab al-Hawa) 한 곳만 남겨 놓았다. 그런데 6일 강진으로 바브 알하와로 가는 도로가 손상돼 폐쇄되면서 외부 지원이 닿을 유일한 길이 막혔다. NYT는 튀르키예 쪽에서 바브 알하와로 향하는 도로에는 건축자재와 구호물자를 실은 차량들이 늘어선 채 꼼짝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지진 피해를 심하게 입은 시리아 북서부 지역 구조 활동은 민간인으로 구성된 ‘화이트 헬멧’ 즉 시리아민방위대(Syria Civil Defense)에 의해서만 이뤄지고 있다. 화이트 헬멧 봉사자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잔해 속에서 사람들이 구해달라는 외침을 듣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바브 알하와 외 다른 국경 통로를 개방하지도 않고 있는 알아사드 정권은 국제사회에 원조 요청도 하지 않고 있다. 시리아 반군 지역 지진 피해 상황은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시리아에 구조대를 보내겠다고 했지만 시리아 정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튀르키예와 시리아 간 국경 전면 개방”을 촉구했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