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美연준 의장 “1월 고용호조 예상 못해…금리 추가 인상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8일 0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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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시장 과열, 인플레 억제 힘든 싸움 의미”
“트럼프 때때로 전화…바이든은 전화 안해”
“2024년에는 2%대 물가로 내려올 것”
‘디스인플레이션’ 발언, 나스닥 1.69% 상승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오른쪽)과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회장 및 워싱턴 이코노믹클럽 회장이 7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1월 미 고용호조 지표를 두고 “이렇게까지 좋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 억제가 상당기간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과정인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강력한 경제지표가 나오고, 기존 전망치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면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날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열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과의 대담에서 나왔다. 이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일 1월 미 고용보고서 발표 후 나온 후 첫 파월 의장의 공개 발언이다.

연준은 1일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11개월 만에 고강도 긴축에서 ‘통상속도’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틀 후 1월 미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이 51만70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3배 가까이 뛰어넘었다. 실업률은 3.4%로 1969년 이후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동시장 과열 지표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우려되던 터에 파월 의장이 이날 금리를 예상보다 더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1월 고용지표가 나온 뒤 시장은 3월 금리인상종료에서 5월 종료 가능성으로 돌아섰다. 선물 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연준이 두 번 연속 베이비스텝을 더 단행해 현재 4.5~4.75%에서 5월 5.0~5.25%까지 오를 확률이 7일 오후 기준 70.5%까지 올랐다. 지난주 약 40%에서 30%포인트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루벤스타인 회장이 ‘1월 고용지표가 이렇게 뜨겁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1일에 0.25%포인트보다 더 올렸을 것인지’ 묻자 파월 의장은 웃으며 “그런 식으로는 답하기 어렵다”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은 우리 경제의 4분의 1 수준인 ‘상품 시장’에서 나타났을 뿐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물가에선 보이지 않는다. (연준의 목표인) 2%대 물가상승률 달성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 금리 인상, 상당기간 동안 제약적 정책 유지가 필요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지난해 3월 이후 8차례에 걸쳐 총 금리를 4.5%포인트 올리면서도 “노동시장을 희생해 실업률을 높이지 않은 것은 좋은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루벤스타인 회장이 “왜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는 3%가 아닌 2%인가. 역사적으로 3%도 감내할만 했다”고 지적하자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 2%는 글로벌 표준이고 우리의 목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2%대다. 이것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현재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5%,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4.4%로 내년은 되어야 2%대로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루벤스타인 회장은 ‘주택담보대출금리를 고려해 내년에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한지’, ‘대통령이 자주 전화하는지’, “연준 의장의 연봉은 얼마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파월 의장은 ”놀랍게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언제 사는 게 좋은지 나에게 묻지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고 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때때로 전화했고,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전화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의 연봉은 19만 달러(2억4000만 원)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월 의장과 루벤스타인 회장의 대담이 이어질 수록 주식시장은 출렁 거렸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하다”고 하자 하락세로 전환됐다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 2024년에는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올 것이다”라는 발언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5.67포인트(0.78%) 오른 3만4156.69로 거래를 마쳤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2.92포인트(1.29%) 상승한 4164.00으로, 나스닥지수는 226.34포인트(1.90%) 오른 1만2113.79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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