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버틴 고성도 폭삭…“심판의 날 온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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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7일 1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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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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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날이 온 것 같았다.”

6일(현지시간) 새벽 튀르키예(터키) 남부를 강타한 진도 7.8의 대형 지진에 대해 시민들은 이렇게 떠올렸다.

AFP, 로이터 통신과 현지언론에 따르면,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일어난 이번 강진으로 현재까지 양국에서 최소 380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도 1만6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진은 이날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발생했다. 첫 지진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오후 1시 24분에는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두 차례에 걸친 강진과 80차례에 달하는 여진으로 도시 곳곳에서 많은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샨리우르파의 7층짜리 건물은 단 몇초 만에 폭삭 주저앉았고, 길 옆에 세워진 전선탑들이 쓰러지면서 사방에서 불꽃이 튀었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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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가지안테프의 랜드마크, ‘가지안테프성’도 무너져내렸다. 가지안테프 성 옆의 17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시르바니 모스크의 돔과 동쪽 벽도 무너졌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가지안테프 성이 무너지기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서북부 도시 알레포 중심가 언덕에 있는 알레포 요새도 무너졌다. 13세기에 지어진 알레포 성채는 사원과 궁, 목욕탕 등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유적들이 남아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 지진은 중동 지역 곳곳에 눈이 오는 날씨에,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발생했다. 가까스로 집에서 뛰쳐나온 주민들도 잠옷 바람으로 칠흑같이 어두운 거리를 헤매며 떨어야 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내전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시리아인들은 “내전보다도 더 무서웠다”고 했고 “심판의 날이라도 온 듯 무릎을 꿇고 울부짖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피해 시민들은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주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새벽 트위터에 “한국전쟁에서 피를 흘리며 맺어진 형제 튀르키예를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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