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성폭행 당했다”…美 여성, ‘핵주먹’ 타이슨에 소송 제기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한 미국 여성이 약 30년 전인 1990년 대 초 ‘핵주먹’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복싱 선수 마이크 타이슨(56)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500만 달러(약 61억 70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P통신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뉴욕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서 뉴욕 주 올버니 나이트클럽에서 타이슨을 만난 뒤 그의 리무진에 동승했다가 강간을 당했다며, 이후 몇 년 동안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타이슨이 미스 블랙아메리카 후보였던 대학생 데지레 워싱턴을 성폭행했을 즈음인 1990년대 초 자신도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1987년부터 1990년까지 세계 헤비급 권투 챔피언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타이슨은 1992년 2월 10일 당시 18세였던 워싱턴을 성폭행한 죄가 인정돼 3년을 복역한 바 있다.

당시 서로 합의 하에 관계를 맺었다며 범행일체를 부인했던 타이슨은 1995년 형기의 반을 채우고 출소한 뒤 재기에 성공했지만 이후에도 잦은 비행으로 구설에 오르다 2005년 은퇴했다.

이번 소송에 대해 처음 보도한 뉴욕 주 지역 매체는 이 여성이 추가적인 정신적 피해와 괴롭힘, 조롱 또는 개인적으로 곤란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원 공개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의 대변인 대런 세일백 변호사는 “그녀의 주장을 살펴본 뒤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은 지난해 11월 뉴욕 주가 성폭력을 당한 성인 피해자들도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1년간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는 법률을 발효한 덕분에 가능해졌다. 이 특별법이 시행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코미디언 빌 코스비 등 유명 인사들이 수십 년 전의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