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6년 만에 사우디 방문… “아랍과의 역사 새 이정표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8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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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우디 관계 틀어진 사이 중동 패권 확장 노리는 중국과
대체 우방 필요한 사우디 협력 대폭 강화 전망

양국 36조6000억 원 규모 경제 협력 체결 전망
사우디 "중국의 안정적 에너지 공급원 될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 시간) 사흘간의 중동 일정을 시작했다. 중동 지역 영향력 확장을 노리는 중국과 미국을 대체할 우방이 필요한 사우디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양국이 미국 보란 듯 더욱 붙어 앉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과 중국중앙TV(CCTV)등 외산들은 이날 시 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 리디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시 주석은 사우디 도착 즈음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 및 공통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중-사우디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사흘 동안 사우디에 머무르며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 등에 참석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 빈 살만 왕세자 등과 연이어 회담을 할 예정이다. 마오 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의 중국-아랍 정상회의 참석은 중국 건국 이후 아랍 세계를 향한 사상 최대이자 최고위급 외교적 행동”이라며 “중국과 아랍 간 관계의 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 측은 시 주석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리야드 도심 주요 도로변에 중국 국기를 내걸었다. 사우디 국영방송에는 사우디 전투기가 중국 국기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노란색 연기를 내뿜으며 환영 비행을 하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AP통신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성대한 환영 행사를 주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경제 협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시 주석 방문 기간 사우디와 중국이 우리 돈 36조6000억 원 규모 경제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사우디가 총 34가지 에너지 및 투자 협력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각각 계약들이 어떤 내용일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중국과 사우디가 이처럼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나선 데에는 경제적 이해관계뿐 아니라 양국의 안보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줄여 나가는 사이 이 지역 패권을 대체하려고 나선 중국 입장에서는 중동의 맹주이자 그간 미국과 동맹 관계를 유지해온 사우디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대만 해협 문제로 인해 서방의 제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수입원을 확보한다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사우디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사우디 원유 수출량의 25%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사우디 역시 미국을 대체해 이란과 같은 주변국들을 견제하면서 중동 지역 안정을 유지해 줄 강력한 우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과 사우디는 반체제 언론인인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결정 등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가 틀어진 상황이다.

실제로 사우디는 적극적으로 중국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 신장의 위구르족 문제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 주요 사안에 있어 중국을 옹호해왔다. 또한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시 주석 방문 직전인 7일 “사우디는 중동 지역 내에서 안정적이고 믿을 수 있는 중국의 파트너로 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의 안정적 에너지 공급원은 자처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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