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이란 문화 시스템, 혁명적 재건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7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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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착용 의무화’ 수정 가능성 언급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 “문화적 변화에 잘 대응해야”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란의 문화 시스템에 대한 혁명적 재건(revolutionary reconstruction)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란 당국이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히잡(hijab·여성의 머리카락과 상반신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 조항을 재검토에 나선 가운데 나온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실제 법 조항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실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마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6일(현지 시간) 국가문화위원회와의 회의에서 “이란 최고위원회는 국가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란의 문화적 약점을 잘 관찰하고 인식하여 더 나은 상황으로 나아가기 위한 현명한 해결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이어 “이란 내 드러나지 않은 문화적 변화와 이에 대한 시기적절한 대처는 국가 문화 구조 재건에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는데 늦거나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막는데 뒤쳐진다면 이란 사회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메네이의 이 같은 발언은 모하메다 자페르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의 최근 ‘히잡 의무화 규정 재검토’ 발언 이후 나왔다. 몬타제리 총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히잡 의무화 규정과 관련한 질문에 “이 문제와 관련해 관계 기관들이 함께 협력 중”이라며 “바로 어제(지난달 30일)에도 사법부와 의회 문화위원회가 이와 관련 회의를 했으며 앞으로 1, 2주 안에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현재 이란에서 세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22세 여성 마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돌연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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