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안, 시위 취재하던 BBC 기자 때리고 연행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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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28일 1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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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부터 보호하려고 그랬다” 주장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지'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28일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2022.11.28. 베이징=AP/뉴시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지'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28일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2022.11.28. 베이징=AP/뉴시스


BBC방송 기자가 중국 현지에서 시위대를 취재하던 도중 경찰(공안)에 붙잡혀 수 시간 구타당했다고 BBC가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BBC는 중국 당국이 기자를 체포한 이유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기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고 전했다.

BBC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BBC 소속 ‘에드워드 로런스’ 기자가 중국 상하이에서 취재 도중 수갑에 채워진 채 연행됐다”며 “로런스 기자에 대한 대우가 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로런스는) 석방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붙잡혀 있었고 그동안 공안에서 손발로 구타당했다”며 “취재 승인을 받은 언론인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중국 당국자가 로런스 기자를 석방한 후 시위대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로런스 기자의 안전을 위해 연행했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신뢰할 만한 해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체포되는 에드워드 로런스 BBC 기자. 트위터 @qiaohuanxin 영상 캡처
체포되는 에드워드 로런스 BBC 기자. 트위터 @qiaohuanxin 영상 캡처


현재 트위터와 유튜브에는 로런스 기자가 체포됐을 당시의 영상들이 공유되고 있다.

영상에서는 로런스 기자가 공안에게 끌려가면서 “당장 (영국) 영사관에 연락해”라고 소리치는 모습과 로런스 기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4명의 공안이 그를 때리는 듯한 모습도 담겨 있었다.

중국에서는 지난 25일부터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중국당국이 펼치는 ‘제로 코로나’에 대해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제로 코로나’는 코로나19 초기처럼 감염자가 나온 지역 자체를 봉쇄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필수로 받게 하는 고강도 방역 조치를 말한다.

중국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의 일환으로 감염자가 나온 아파트를 봉쇄하는 등 계속해서 시민들을 억압하자 이를 견디지 못한 중국 시민들이 반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에선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뜻을 담아 ‘백지’를 들고 새벽까지 대규모 행진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시위 현장에서는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 같은 반정부 및 정권 퇴진 구호도 나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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