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집병은 총알받이…푸틴 자국민 상대로 살인극” WP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28일 1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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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은 대부분 징집병으로 구성돼 있지만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며 이번에 동원령으로 징집되는 병사들도 결국은 총알받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27일(현지시간) 전 유럽 주둔 미 육군 사령관인 마크 허틀링 예비역 중장이 강조했다.

허틀링 중장은 “학살을 예고하는 푸틴의 동원령”이라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동원령이 잔혹행위라고 비난했다. 징집되는 사람들이 아무런 준비없이 전쟁에 내던져질 것이라는 것이다.

몇 년 전 미 육군의 기초훈련과 병과 훈련을 총괄 지휘했었다. 당시 미국은 매년 16만명에 달하는 사병과 간부, 장교들을 모병했다.

육군 신병들은 10주 동안의 기초 훈련을 받는다. 기초훈련은 사격술, 응급처치, 독도법, 수류탄 투척 등을 배운다. 또 팀원으로서 활동하는 방법, 포격, 화학공격, 기습 등 여러 피습 상황 대처법과 제식훈련, 군인 정신 교육 등 여러 과정을 거친다. 훈련강도가 매우 높다.

이후 진행되는 병과별 훈련은 몇 달 단위로 이뤄진다. 통역업무를 담당하는 정보 병과 사병은 거의 1년 동안 훈련한다. 트럭 운전, 연료 담당, 정비공 등 보급 병과는 그보다는 짧다. 훈련을 마친 뒤 대부분 3~4년을 근무하며 상당수가 직업 군인이 된다.

유럽주둔 미 육군 사령관일 당시 러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해 징집병 훈련과정을 살펴본 적이 있다.

러시아군은 대부분 징집병으로 구성된다. 매년 두차례 18살~27살 사이의 남성 12만~14만명을 징집한다. 러시아 징집병들은 1~2개월의 기초 훈련을 받은 뒤 3~6개월의 병과훈련을 받는다. 훈련을 마친 병사들은 12~18개월 동안 복무한다. 복무를 마친 뒤 직업군인이 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왜 그럴까. 러시아 훈련 간부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훈련병들을 끝없이 괴롭혔다. 사격술은 무기 사용법에 치우쳐 있고 사격장에서 총을 쏘는 기회는 불과 몇 발 뿐이다. 응급처치 교육은 형식적이며 독도법 교육은 아예 없다. 사기가 매우 떨어지고 훈련은 느슨하다.

내무반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벙커는 좁으며 환기가 안된다. 샤워장과 화장실은 범죄소굴이다. 배식량도 매우 적고 골라먹을 수도 없으며 영양도 부족하다. 미군과 달리 군인 정신 등 가치 교육이나 지상전 훈련은 아예 없다. 러시아군 대령은 병사들 훈련이 실제로는 대부분 자대에 배치된 이후에 이뤄진다고 했다. 그러면 그렇지 했다.

탱크 연대를 방문한 곳에서 대대 당 탱크 T-72 시뮬레이터는 1대 뿐이었다. 그마저도 낡고 실제와 크게 달랐다. 미군 탱크 병은 장시간 시뮬레이터에서 훈련을 받은 뒤 각종 이동 및 정지 상태에서 수십발의 포탄을 직접 발사하는 훈련을 거친다. 러시아군 지휘관은 탱크병들이 매년 1발씩 실사격 훈련을 한다고 자랑했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걸 참느라 애를 먹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7개월 동안 러시아군이 패배하는 걸 지켜보면서 당연하다고 느꼈다. 형편없는 훈련의 결과인 것이다. 러시아 청년들이 대거 나라를 탈출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푸틴이 징집한 30만명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훈련을 받은 우크라이나군에 맞설 수 있을까? 징집병들은 이미 7개월 동안 전투에서 겁을 먹고 사기가 떨어진 부대에 합류할 것이다. 죄수들이나 오합지졸 민병대로 최근 병력을 보충한 부대에 이들은 전혀 도움이 안된다.

결과는 뻔하다. 푸틴은 훈련이 안되고 참전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불법 전쟁에 계속 투입할 것이다. 그건 전쟁이 아니라 자국민들을 상대로 벌이는 살인극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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