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디폴트 압박 강화… 러 국영TV도 이례적 전황 경고음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8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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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022.3.15/뉴스1 © News1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022.3.15/뉴스1 © News1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5일 종료되는 러시아의 국채 원리금 등에 대한 상환 유예를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7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또다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국채 이자 상환 예외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더 압박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 금융기관의 러시아 중앙은행, 재무부 등과의 거래를 금지하면서 러시아 국채 원리금과 이자 상환 및 주식 배당금 지급은 5월 25일까지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상환 유예를 연장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이자를 갚으려 해도 미국의 국채 보유자는 합법적으로 받을 방법이 없어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당장 27일까지 2016년 발행한 달러 표시 국채와 지난해 발행한 유로 표시 국채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이자 지급 예외 허용이 연장되지 않는 한 27일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18일 “디폴트 선언 계획은 없다. 루블화로 지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TV에서도 이례적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경고음이 나왔다. 러시아 유명 군사전문가 미하일 호다료노크 전 대령은 16일 사실상 푸틴 선전 매체인 국영TV 로시야1 토크쇼에서 “솔직히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다. 세상이 사실상 모두 반대편에 서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적, 정치적 현실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핀란드를 향해 로켓을 흔들면 웃겨 보이기만 한다”고 밝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18일 나토 가입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각각 74년, 208년 유지해온 중립국 지위를 포기한 것. 전날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가입에 부정적인 터키와 관련해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이 상황을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 항전을 하다가 16일 밤 항복한 우크라이나군 246명 등의 신병 처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이들에게 국제법에 따른 대우를 보장했다”면서도 이들이 전쟁포로인지 전범인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검찰은 이들 중 아조우 연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해 달라고 17일 대법원에 요청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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