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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靑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안해”…中보복 우려

입력 2021-12-09 03:00업데이트 2021-12-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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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참땐 한중관계 후폭풍 우려한듯
美 “권위주의-인권유린에 맞설 것”… 민주주의 정상회의 열어 中 또 압박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청와대가 “현재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보이콧에 동참할 경우 한중 관계에 후폭풍이 클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 동맹국인 호주 뉴질랜드가 보이콧 동참을 선언한 데 이어 영국과 일본 정부도 보이콧 수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느낄 압박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미국이 보이콧을 발표하기 전 우리 측에 미리 알렸고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외교적 보이콧을 할지는 각국이 판단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정부 핵심 관계자는 “최소 차관급 이상으로 정부 사절단을 꾸려 올림픽에 참석해야 한다고 본다”며 참석에 무게를 뒀다. 극도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올림픽까지 두 달 가까이 남은 만큼 시간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 사절단의 참석 여부를 미리 공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9, 10일 바이든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첫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 등 세계 110개국 참석자들에게 보이콧 필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백악관은 7일(현지 시간) “이번 회의는 권위주의와 부패, 인권 유린에 맞서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는 8일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부 “올림픽 사절단, 최소 차관급 이상”… 보이콧땐 中보복 우려
美의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 않기로

청와대가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에 일단 동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8일 밝힌 건 결국 보이콧에 대한 중국의 강한 거부감과 경제적 보복 가능성, 남북 관계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8일 “최소 차관급 이상으로 사절단을 꾸려야 한다”고 했다. 미중 간 선택을 요구받는 ‘외교적 딜레마’ 속에서 중국 인권을 문제 삼은 동맹국인 미국의 보이콧에 참여할 경우 생길 이득보다 한중 관계에 미칠 파장으로 인한 손실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청와대는 “정부의 올림픽 참석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도 함께 내놓았다. 청와대는 개막식 직전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 사절단의 참석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직접 동참 압박에 나설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올림픽 개막식 전까지는 최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갈등의 중심에 서는 것을 피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장 중국 외교부는 이날 우리 정부의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한중 간) 상호 지지는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보여주고 ‘올림픽 공동체’라는 점을 표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보이콧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청와대를 중심으로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까지 의견을 조율해 동참 여부에 따른 득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8일 “보이콧 동참을 하지 않는다는 방향성은 며칠 전부터 어느 정도 정해졌다”며 “전날 미국이 보이콧을 공식 선언한 뒤 우리 입장을 집중 조율했고, 동참하지 않는 방향으로 오늘 오전 내부 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일단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기로 한 건 미국의 공식 선언 후 중국의 반발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즉각 ‘결연한 반격’을 예고하지 않았느냐”며 “이 메시지는 미국보다는 보이콧 동참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겨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최근 요소수 부족 사태에서 보듯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올림픽을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반전을 꾀할 계기로 삼으려는 기대도 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향후 미국의 동참 요청 수준과 미 동맹국들의 보이콧 동참 릴레이 현실화 여부를 변수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경제 분야 등 다른 영역과 연계해 보이콧 동참 메시지를 전할 경우 원점에서 다시 우리 입장을 검토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북한의 올림픽 참석 여부도 변수다. 북한은 올해 도쿄 올림픽에 앞서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를 받아 올림픽에 선수단 파견이 어려워진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다. 북한의 조기 불참이 확정되면 우리로선 올림픽에 동참할 이유 중 하나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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