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대북 제재 완화 검토할때…中 공세적 외교 당연”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09-23 08:20수정 2021-09-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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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장관이 22일(현지 시간)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에 대한 보상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제는 대북 제재 완화를 검토할 때”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데 이어 외교수장이 나서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공식적으로 꺼내든 것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장관은 이날 뉴욕의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미 양국은 북한을 고립상태에서 끌어내 국제화 단계로 이끌기 위한 여러 방안을 시도해볼 수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일에 소극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인도적 지원, 종전선언 등과 함께 북한의 합의 위반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 방식으로 북한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 등을 사례로 들었다.

정 장관은 이어 “우리는 또한 (북한의) 행동에 따라 제재를 완화하는 창을 열어놓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미국은 특히 제재 완화나 해제에 준비가 안 돼 있지만 우리로써는 이제 이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2017년 11월 이후 4년 동안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한 것을 그 이유 중 하나로 거론했다.

그는 이날 청중과의 질의응답 과정 초기에 한일 관계, 팬데믹 대응 등의 질문이 나오자 “한반도 비핵화 이슈에 많은 질문을 기대했는데 아직까지 질문이 하나도 안 나온다”며 다소 조급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북제재 완화를 비롯한 답변을 미리 준비해왔음을 짐작케 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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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대북제재 유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에리카 바크스-러글스 국무부 국제기구 담당 고위관리는 불과 이틀 전인 20일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대북 외교적 접근에 대해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미국)의 제재와 유엔 제재는 시행 중에 있으며 다른 나라도 이를 강력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중국에 대해서는 “공세적(assertive)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중국의 대외정책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진행자인 파리드 자카리아 CNN앵커가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공세적이 되어가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당연한 일(only natural)”이라며 “중국은 경제적으로 더 강해지고 있고 지금은 20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중국이 가진 것을 외교정책에 반영하기를 바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것을 공세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공세적’ 혹은 ‘독단적’으로 해석되는 이 영어단어는 미국 당국자와 언론이 ‘전체주의적(authoritarian)’이라는 단어와 함께 중국의 외교정책을 비판할 때 사용하는 형용사다.

정 장관은 자카리아 앵커가 질문 도중 인도태평양 지역의 외교 지형을 설명하면서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를 중국에 맞서는 하나의 블록으로 구분하려 하자 “그것은 중국 사람들이 말하듯이 냉전시대 사고(the mentality of Cold War)”라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신기술 관련 여러 분야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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